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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뿌린 ‘SW 인재양성’ 씨앗… IT한류 꽃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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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뿌린 ‘SW 인재양성’ 씨앗… IT한류 꽃피운다

김성규 기자 입력 2018-03-05 03:00수정 2018-03-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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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웹케시, ‘코리아 소프트웨어 HRD센터’ 5기 수료식 현장 가보니
석창규 웹케시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호텔에서 열린 ‘KS HRD 센터 제5기 수료식’에서 학생들에게 상을 주며 격려하고 있다. 웹케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 부산경남 지역을 연고로 전자금융을 선도하던 동남은행 출신들이 세운 핀테크 기업으로, KOICA와 함께 HRD센터를 세웠다. 웹케시 제공
하늘색 셔츠를 입은 캄보디아 청년이 무대에 올랐다. 합장을 한 뒤 발표를 시작했다. 동남아 억양의 능숙한 영어였다.

“제가 처음 프놈펜에 왔을 때 집 찾기가 힘들었어요. 도시가 너무 크고 사람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부동산 임대 정보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지역과 가격 범위, 옵션 등에 맞춘 유용한 필터가 저희 서비스의 강점입니다.”

이곳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프트웨어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인적자원개발) 센터 제5기 수료식’ 현장이다. 이 센터 5기 학생 중 심화과정에 합격한 학생 37명이 총 5개의 팀을 이뤄 개발한 앱(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학생 대부분은 왕립프놈펜대 등 캄보디아 명문대 출신이다. 이들은 이날 한국 ‘직방’이나 ‘다방’ 같은 부동산 서비스 앱을 비롯해 영수증 관리 앱, 동창을 찾는 데 특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경매 앱, 이러닝(e-Learning) 서비스 앱을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익숙해도 아직 정보기술(IT)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캄보디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앱이다. 학생들이 만든 이 앱들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다.

HRD센터는 201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국내 핀테크 기업 웹케시가 현지 소프트웨어(SW)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공동 설립했다. 다음 달 설립 5주년을 맞는 HRD센터는 이미 캄보디아 최고의 IT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매년 2월 80명 정도를 뽑는데 2015년 3기 선발 땐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하기도 했다. 지금은 웬만한 실력으로는 합격하기 어렵다는 게 알려지며 4 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센터는 SW 기본 소양 및 영어 능력을 평가해 캄보디아 상위 3% 학생들을 선발해 전액 무료로 교육하는 것을 방침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서 IT 교육을 한다니 다들 어리둥절한 반응이었지만 이제는 정부와 주요 대학, 회계법인과 기업들이 앞다퉈 파트너십을 맺으려 하고 있다. 컴퓨터 전공의 현지 대학 교수도 지원서를 내기도 했다. 김태경 HRD센터장은 “5년 전 처음 왔을 땐 사막에서 숲을 만드는 것처럼 막막했는데, 지금은 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은 총 9개월 과정인데 5개월 기초과정 뒤 40명 정도만 심화과정으로 올라갈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졸업생들은 현지에서 최고의 실력이 보장된 셈이어서 평균 월 200∼300달러인 현지 대학 졸업자 초봉에 비해 훨씬 높은 500달러 안팎를 받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전문강사가 되기 위해 센터의 지원을 받아 한국, 중국, 인도, 미국 등으로 유학을 가기도 한다. 이 센터가 개발한 이러닝 플랫폼인 ‘크메르 아카데미’는 센터 내 교육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약 11만 명이 사용하는 캄보디아 최초·최고의 이러닝 서비스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곳 수료생들의 주요 진로 중 하나는 현지 최대 IT 기업인 ‘코사인(KOSIGN)’이다. 이곳 역시 웹케시와 안랩, 라온시큐어 등 한국 IT 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세운 기업이다. 지금까지 약 300명의 수료생 중 100여 명이 코사인에 취업해 아웃소싱, 퍼블리싱, 연구개발(R&D)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웹케시의 기업용 경비지출관리 솔루션인 ‘비즈플레이’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서비스에 대한 기획과 감수는 한국에서 하지만 실제 개발은 캄보디아에서 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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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남아 국가 중 캄보디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석창규 웹케시 대표는 “지리적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앙에 있고 ‘킬링필드’(1975년부터 4년간 캄보디아 급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가 양민 약 200만 명을 학살한 사건)로 3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로 젊은 나라여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우수 인력을 앞서 확보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관리 시스템 등 한국 SW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지만 자연스럽게 현지 사회공헌 기능도 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4기 학생 중 90% 이상이 현지 대학 입시 성적 10% 이내에 들지만 대부분 중산층 이하 가정 출신으로 조사됐다”며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려 한다”고 밝혔다.

HRD센터는 프놈펜을 거점 삼아 2020년까지 주변 3개 국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석 대표는 “과거엔 한국 기업이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려 해도 SW 개발자를 구할 수 없었는데, 몇 년 만에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프놈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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