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어요 ‘밥데용’… 다시 올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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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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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계약 끝나 2일 네덜란드 귀국
메달 역대 최다 7개 따는데 큰 기여
“선수들 잔류 요청했지만 미래 몰라”… 연맹 “재계약 적극적으로 추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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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지도했던 보프 더용 코치(42·사진)가 계약 기간을 마치고 2일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남자 1만 m에서만 금, 은, 동을 모두 목에 건 더용 코치는 지난해 5월 어시스턴트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1500m, 5000m, 1만 m 등 장거리 개인 종목 기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더용 코치의 합류는 결과로 나타났다. 김민석(19)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따는 데도 이바지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따뜻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논란이 됐던 여자 팀 추월 예선 경기 당시 더용 코치는 홀로 노선영(29)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주며 달랬다. 남자 팀 추월 결선에서는 대표팀이 아쉽게 노르웨이에 지자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모자를 집어던지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민석(1500m 동), 이승훈(30·매스스타트 금)이 메달을 딸 때도 선수들과 격한 포옹을 나누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만 m 시상식 당시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을 목말 태웠던 것처럼 늘 선수들을 격려하려 애썼다.

더용 코치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경험했다. 1500m, 1000m의 동메달은 금메달처럼 느껴졌다.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는 대회 소감을 밝혔다. “그들과 굳건한 유대관계를 맺었고 그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낸 그는 “한국 선수들이 나에게 잔류를 요청했지만 아직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자국 올림픽 후에 어떤 계획을 세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대회 기간 총 8개의 글을 남겼던 더용 코치는 폐회식에 대한 감탄과 자원봉사자를 향한 고마움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더용 코치를 원하는 선수단의 의견이 많으면 적극적으로 재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스피드스케이팅#보프 더용#밥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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