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반발에도 2021수능 ‘기하’ 제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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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수학 쉬워지는 원안대로 확정
국어 ‘언어와 매체’ 중 언어만 추가

교육부가 올해 고1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목별 출제범위를 확정해 27일 발표했다. 이과 수능 수학 출제범위에서는 ‘기하와 벡터’가 삭제됐고, 문과 수능 수학 범위에는 전에 없던 함수가 추가됐다. ‘이과 수학은 쉬워지고 문과 수학은 어려워지는 게 논리에 맞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정책연구진의 원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국어영역 출제범위에서 논란이 됐던 ‘언어와 매체’ 과목은 다양한 매체의 의사소통방법을 배우는 매체는 뺀 채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만 출제하기로 했다. 한 과목을 반으로 쪼개 일부만 출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교육과정 개편에 수능 개편 연기라는 엇박자가 겹치면서 새 교육과정이 누더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능 출제범위를 확정하고 이를 시도교육청 및 일선 고등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정책연구진의 제안 내용을 처음 발표한 바 있다.

정책연구안 발표 이후 수학계 및 이공계 학계는 “이공계 학업의 기초가 되는 기하와 벡터를 이과 수능 범위에서 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그러나 교육부는 “기하가 이공계 필수과목이라고 보기는 곤란하고 새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빠진 기하를 넣는 건 수험생에게 부담이 된다”며 기하와 벡터를 제외한 정책연구진 원안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수학 ‘가’형의 출제범위는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로 정해졌다.

반면, 문과생들이 주로 택하는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는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로 정해졌다. 새 교육과정상 수학Ⅰ에 전에 없던 삼각함수, 지수함수, 로그함수 개념이 포함돼 부담이 커졌다. 교육부는 “그 대신 새 교육과정은 전에 비해 30∼40% 정도 학업 내용이 줄었기 때문에 함수가 들어가도 크게 부담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영역에서 논쟁 사안이었던 ‘언어와 매체’ 과목은 매체는 빼고 언어(문법)만 출제하기로 해 결과적으로 현행 수능과 같은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 △언어가 출제범위가 됐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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