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평창 올림픽이 일깨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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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 백설(白雪)의 서사시였다. 17일간 지구촌은 평창으로 행복했다. 그 감동을 만들어낸 주역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熱戰)을 끝내고 내일 저녁 폐막한다. 평창의 설원과 빙판은 눈부셨고 선수들의 투혼은 승패를 떠나 빛났으며 국민은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92개국 29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겨울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평창 올림픽은 기록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장권 판매율은 22일 기준으로 판매 목표 대비 99.5%를 기록했고, 관람객 수는 115만 명을 넘어서 개막 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스포츠제전의 성공 못지않게 우리는 이번 대회가 일깨워준 대한민국의 저력에 터질 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 청년들의 실력과 발랄한 감성은 부모세대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불모지였던 비인기 종목에서조차 우리 젊은이들은 최소한의 관심과 지원만 있어도 세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우수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의성 마늘소녀들’의 컬링은 평창 올림픽의 특별한 선물이었다. 스켈레톤의 윤성빈은 외신이 ‘세기의 퍼포먼스’라고 극찬할 정도의 압도적인 실력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들만이 아니다. 비인기 종목을 포함해 모든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은 기죽지 않았고 당당했다. 그들은 스포츠를 즐기면서도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노력을 통해 스스로의 목표를 성취했다. 젊은 세대 특유의 자신감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지닌 이들 ‘평창 올림픽 세대’가 우리나라의 미래에 희망이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국민의 참여의식도 돋보였다.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1만6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경기장 안팎에서 희생적인 봉사활동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선수 중심의 세련된 관람 매너로 찬사를 받았다. 최민정이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실격했을 때, 외국 선수를 비난하는 댓글을 스스로 자제하는 등 배려의 미덕도 보였다. 특히 외국 관중들에 대한 친절 서비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림픽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이 땅에서 열린 올림픽이다. 서울 올림픽을 통해 ‘KOREA’가 변방을 넘어 세계무대로 진출했다면 이번 평창 올림픽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의 핵심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젊은이들의 거칠 것 없는 도전의식과 페어플레이 정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의식, 황량한 산골짜기 밭 위에 첨단 정보기술(IT)을 동원한 경기장 시설과 운영 시스템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징표였다. 평창 올림픽 이후에 더 가슴 설레는 까닭이 여기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그 환희와 감동의 드라마가 이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분단의 굴레를 넘어설 때까지 평창의 감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 주역은 이번 올림픽에서처럼 우리 모두여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컬링#스켈레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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