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에 박상희 대표… 中企출신 첫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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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직접 노조 만들어본 사람… 진정한 노사 협상 파트너 될 것”
中企중앙회장-국회의원 지내

신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에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67·사진)이 내정됐다. 중소기업 대표가 노사 관계에서 경영자 측 대표 단체인 경총 회장을 맡는 것은 1970년 경총이 설립된 지 48년 만에 처음이다.

경총은 21일 현 대구경총 회장인 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1995∼2000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지낸 바 있어 5대 경제단체 중 두 곳의 수장을 역임하게 됐다.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6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2∼2016년에는 새누리당 재정위원장을 맡았다.

중기회장 출신의 박 회장이 경총 회장에 오르면서 그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대기업만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총이 변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 출범 초기 마찰을 빚었던 박병원 회장이 연임에 실패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박상희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노사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예전에 한 대기업 회장이 ‘노조 없는 기업’을 자랑하기에 면박 준 일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무조건 노조를 부정해서는 안 되고 협력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 나는 직접 노조를 만들어 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역대 경총 회장은 대기업에서 월급 받던 사장이나 공무원들이 했다. 아무래도 노사 문제를 가깝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진정한 (노사 문제의)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기만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기업 없이는 중소기업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경영자총협회장#박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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