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온지 언제인지… 지독한 겨울가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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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강수량, 평년 10분의 1수준
부산-강릉 등 18일 내내 건조특보… “건조한 고기압 영향 눈구름 안생겨”
22일부터 눈소식… 해갈엔 역부족

말라 가는 저수지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1일 전남 
신안군 팔금도에서 가뭄에 대비해 새로 만든 저수지에 담수가 진행중이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말라 가는 저수지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1일 전남 신안군 팔금도에서 가뭄에 대비해 새로 만든 저수지에 담수가 진행중이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 내린 눈(혹은 비)의 양은 0.5mm에 불과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수준이라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정도다. 2월 내내 제대로 된 눈비가 없었던 셈이다. 서울에서 우산을 쓸 정도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22일(3.5mm)이 마지막이었다.

이는 전국적 현상이다. 올 2월 전국 강수량은 2.1mm로 평년(최근 30년 평균 18.7mm) 대비 11.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서해안과 일부 영서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이 바싹바싹 메말라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8일 전국 주요 도시의 건조특보 지속일수는 부산, 대구, 강원 강릉이 18일로 하루도 빠짐없이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또 서울 15일, 충북 청주 13일, 대전 10일 등이다. 21일에도 바다와 맞닿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이맘때 북동풍의 영향으로 폭설이 내리는 강원 지역은 폭설은커녕 극심한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 폭설로 경기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하기도 한 강릉에는 평년 대비 8.2%의 눈만 내렸다.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영동지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3.2mm로 평년(64.1mm) 대비 5%에 불과하다.

강원 지역 중 가뭄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속초다. 속초는 주취수장인 쌍천의 취수량이 공급량보다 낮아져 6일부터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현재 쌍천 취수장의 하루 취수량은 3만1000여 t으로 가뭄 이전 3만8000t에 비해 7000t가량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설 연휴 기간 하루 최대 물 소비량은 3만6500여 t에 달해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속초시는 20일부터는 25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에 들어간 상태다. 속초시는 급기야 속초소방서와 102기갑여단의 지원을 받아 지하수를 퍼 올려 쌍천 취수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제한급수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올겨울 한반도가 바짝 마른 것은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다. 윤익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올겨울 북쪽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오래 받으면서 춥고 건조한 날이 이어졌고 눈구름도 적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2, 23일 기압골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별 편차가 커 전국적인 목마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22일 밤부터 23일 아침까지 서울 경기 충청 전북 경북 내륙에는 1∼5cm의 눈이, 전남 동부내륙과 경남 북서내륙에는 1cm 내외의 눈이 내릴 예정이다. 중부내륙에는 다소 많은 눈이 내려 쌓이는 곳도 있을 수 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속초=이인모 기자
#가뭄#눈#비#겨울#강수량#건조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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