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女팀추월’ 최종전은 함께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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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냉랭했지만 간간이 대화… 예비멤버 박승희, 3명 오가며 분주
두바퀴씩 선두 분담… 기록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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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아무 말 없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굳은 얼굴의 노선영(29·부산콜핑)이 지나간 뒤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가 뒤를 따랐다.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세 선수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팀추월 7, 8위 결정전에서 3분7초30으로 골인했다. 맞대결을 펼친 폴란드(3분3초11)에 4초19 차로 뒤지며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일 준준결선에서 노선영이 김보름, 박지우보다 한참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빚어진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 대표팀은 전체 6바퀴 가운데 나란히 2바퀴씩을 선두에 나서 레이스를 이끄는 작전을 썼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노선영을 가운데에 넣었다. 선수들이 서로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정상적인 레이스였다면 에이스 김보름이 3바퀴를 이끌고 나머지 두 선수가 1바퀴 반 정도씩을 선두로 나섰을 터였다. 성적보다 모양새에 치중하다 보니 기록은 준준결선(3분3초76) 때보다 나빴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 박승희(26·예비 멤버) 등은 오후 5시 반경 경기장에 나와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간간이 노선영과 김보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선영과 박지우는 대화를 하면서 미소를 주고받기도 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는 이들과 함께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애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노선영은 언론을 통해 “19일 경기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내가 제일 뒤에서 타는 경기 방식은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다. 전날까지도 두 번째로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전날 백철기 감독이 “선영이가 먼저 ‘내가 중간에 있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게 기록 향상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말한 것을 다시 한 번 반박한 것이다.

스타트 라인에 설 때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는 박수 소리와 함께 일부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노선영 이름이 불릴 때는 더 큰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빙상 관계자는 “대회 후 명확한 진실을 밝힐 것이다. 한국 빙상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팀추월#스피드스케이팅#노선영#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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