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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자원봉사” 휴가내고 달려온 美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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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자원봉사” 휴가내고 달려온 美시장

권기범기자 입력 2018-02-20 03:00수정 2018-0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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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손, 워싱턴주 스노퀄미市 시장
조직위 국장과 인연으로 자원, 대기업 부사장 아내와 함께 참가
“내 인생 가장 흥분되는 휴가중… 한국의 에너지, 美황금기와 비슷”
평창 겨울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미국 스노퀄미시 매슈 라르손 시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15일 강원 강릉시 관동하키센터 앞에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팀 선수 박윤정(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가족, 친구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매슈 라르손 씨 제공
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관동하키센터. 빨간색과 회색이 어우러진 재킷과 바지를 입은 중년의 외국인 남성이 관람객 티켓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온 매슈 라르손 씨(57)다.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벤트서비스(EVS)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이다. 또 유일한 ‘시장님 자원봉사자’이다.

지난달만 해도 라르손 씨의 일터는 미국 워싱턴주 스노퀄미시 집무실이었다. 인구 1만4000명의 도시를 이끄는 시장이다. 올해까지 무려 12년간 시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4선에 성공해 2021년까지 16년간 시장을 맡는다.

라르손 씨가 평창 올림픽 자원봉사를 결심한 건 문영훈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인력운영국장(51)과의 인연 덕분이다. 2007년 당시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하던 문 국장은 1년 6개월간 미국에 머물며 작고 강한 도시로 알려진 스노퀄미시를 배우고 체험했다. 문 국장은2009년 스노퀄미시와 전남 강진군의 자매결연 때도 다리 역할을 했다.

2016년 문 국장이 평창올림픽조직위로 자리를 옮기자 스노퀄미시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원봉사 참여가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참여를 희망한 사람은 13명. 라르손 씨도 손을 들었다. 대기업 부사장인 그의 아내도 휴가를 내고 함께했다. 라르손 씨는 “평창 올림픽 자원봉사를 위해 시장 재임 중 가장 긴 휴가를 냈다. 내 인생 최고로 흥분되는 휴가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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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한국에 온 라르손 씨는 이제 젊은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근무를 마친 동료들에게 망설임 없이 먼저 “아리아리”를 외친다. 아리아리는 조직위가 채택한 자원봉사자들의 인사말이다. 급한 상황을 주고받을 때는 능숙하게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핀 트레이딩’에도 열중하고 있다. 핀 트레이딩은 올림픽을 기념해 각국에서 제작한 핀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의 가슴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기념용 핀 10여 개가 달려 있다. 라르손 씨는 “일주일간 10개가 넘는 핀을 교환했다. 미국 아이스하키팀으로부터 얻은 핀은 너무 소중해 방에 몰래 숨겨뒀다”며 웃었다.

미국에서는 시장이지만 한국에서는 별다른 특혜를 받지 않는다. 자원봉사자 선발부터 숙소 및 식사 제공까지 다른 이들과 똑같다. 그는 “자원봉사자에게 숙소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대회는 별로 없다. 급식으로 나오는 수프(국)와 김치도 맛있다”고 평가했다.

라르손 씨는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 여자 아이스하키팀 선수인 박윤정(미국명 마리사 브랜트·26) 가족과의 만남을 꼽았다. 박윤정은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2016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라르손 씨는 20여 년 전 네 자녀를 해외에서 입양했다. 라르손 씨는 “박윤정 선수의 아버지가 한국과 미국 유니폼을 번갈아 입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라르손 씨는 한국 국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한국은 전쟁을 겪고도 ‘한강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고속철도도 만들고 겨울올림픽까지 열었습니다. 한국의 에너지는 마치 1960년대 미국의 황금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강릉=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매슈 라르손#평창 겨울올림픽#평창 겨울올림픽 자원봉사#문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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