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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와카미야 마사코 “디지털 날개 달면… 브라보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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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와카미야 마사코 “디지털 날개 달면… 브라보 황혼”

장원재특파원 입력 2018-02-20 03:00수정 2018-0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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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스티브잡스’ 日 83세 와카미야 마사코 인터뷰
83세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인 와카미야 마사코 씨가 15일 동아일보 도쿄지사에서 자신이 개발한 게임 ‘히나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에서 록스타같이 유명한 분입니다.”

이달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사회개발위원회(CSocD) 회의에서 백발의 일본 여성이 마이크를 잡자 사회자가 이렇게 소개했다. 83세의 게임 개발자 와카미야 마사코(若宮正子) 씨는 서툰 영어로 “디지털 기술은 인간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준다. 고령자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고졸 은행원에서 정년퇴직 후 디지털 전도사로 거듭난 와카미야 씨를 15일 동아일보 도쿄(東京)지사에서 만났다. 페이스북 메신저로 인터뷰 신청을 하자 흔쾌히 수락한 그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와카미야 씨가 컴퓨터 채팅에 빠지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정년을 맞고 나서였다. 평생 독신으로 살던 그는 “지인들과 말하는 걸 좋아했지만 와병 중인 어머니를 돌보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 컴퓨터통신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고 돌이켰다. PC를 사고 메이커 상담원의 도움을 받으며 3개월 만에 통신방 입장에 성공했다. 그는 “땀과 눈물범벅인 채로 ‘어서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디지털 기술은 내가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날개가 됐다”고 말했다. 채팅에서 점차 엑셀, 프로그래밍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지난해에는 아이폰용 게임 ‘히나단’을 내놓는 수준에 이르렀다. 와카미야 씨는 “스마트폰 게임이 많지만 시간을 다투는 방식의 게임은 고령자가 젊은층과 경쟁하기 어렵다. 그래서 고령자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자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비는 전통 행사 히나마쓰리에서 모티브를 따 인형을 적절한 단(壇)에 배치하는 게임이다. 그는 “고령자들은 손이 떨리기 때문에 슬라이드에 약하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만으로 조작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무료인 데다 조작도 간편해 수만 건이 다운로드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 덕분에 지난해 미국 애플사의 앱 개발자 회의에 초청받아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만났다. 와카미야 씨는 “만날 때 어떤 장식을 할까 고민하다 컴퓨터자동설계(CAD)와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해 나만의 펜던트(장식)를 만들어 달고 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는 게임 영어판이 나왔으며 올해는 중국어판이 나온다. 그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판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성 직장인의 경우 정년 후 직장, 지역, 가족과 분리되면서 고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도 마찬가지일 텐데 손주들과 비디오 채팅을 하거나 사진을 전송하는 등 자신과 가까운 분야에서 디지털 세계에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와카미야 씨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해외 친구들도 금방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한국 고령자 유저들과도 정기적으로 대화를 갖고 상호 방문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의 초청으로 방한했을 정도로 한국과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다.

유엔 연설 후 그는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 본보와의 인터뷰 전날에도 주일 스웨덴대사관에서 대사를 만나 고령자의 디지털 기술 활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첨단 기기가 융합하면서 문제가 생겨도 어느 기기가 문제인지,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기초자치단체마다 통합 디지털 기술 지원센터를 만들어 뭐든 물어볼 수 있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PC가 고령자들에게 편하다. 특히 음성 입력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와카미야 마사코#일본#게임 개발자#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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