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문화유산 복원, 韓 뛰어난 기술력 큰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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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적지 관리 기구
쑴 맙 캄보디아 압사라청장

쑴 맙 캄보디아 압사라청장은 “한국의 도움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는 앙코르 유적지에 한국인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제공
쑴 맙 캄보디아 압사라청장은 “한국의 도움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는 앙코르 유적지에 한국인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제공
“석굴암과 불국사 등 한국의 아름다운 불교 문화유산을 보면서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8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쑴 맙 캄보디아 압사라청장(43)은 환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압사라(APSARA)청은 캄보디아의 상징인 앙코르 유적지 보존 복원, 활용 등을 담당하는 특별 행정기구다. 쑴 맙 청장은 한국 문화재 보존 현황을 보고 느끼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앙코르 유적은 캄보디아 국민들의 정신적 수도로 여겨질 만큼 상징성이 크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보존 상태가 열악해 당시 유네스코는 등재 조건으로 전담 관리기구 설치를 주문했다. 이때 탄생한 것이 압사라청과 ‘앙코르 역사유적 보호개발 국제협력위원회(ICC-Angkor)’다.

ICC에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문화재 보존기술 선진국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앙코르 유적지 내 프레아 피투 복원 사업부터 참여하기 시작했다. 힌두사원 4개, 불교사원 1개로 구성된 피투 사원은 12∼15세기경 건축물로 추정되며 규모는 약 12만6000m²에 이른다. 하지만 주변 수목 환경에 의한 영향 및 오랜 기간 이뤄진 풍화작용으로 전반적인 석재 보존 상태가 취약했다.

“한국은 ICC 국가 중 가장 뒤늦게 참여한 막내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복원기술을 지닌 데다 캄보디아 연구진과 결과 공유에도 적극적이죠. 심지어 현지에 구조 실험실까지 지어줬습니다. 캄보디아 문화유산 역량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가장 많이 준 나라는 다름 아닌 한국이에요.”

한국문화재재단은 2015년 9월부터 진행된 피투 유적의 1단계 복원사업을 올해 9월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예산 40여억 원을 투입했다. 문화재청의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복원사업과 함께 한국 문화유산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쑴 맙 청장은 “한국 문화유산 복원팀의 뛰어난 성과 덕분에 앙코르의 유명 유적지인 ‘코끼리 테라스’ 복원사업에도 추가 참여를 부탁하기도 했다”며 “한국과 캄보디아는 불교와 석재 문화재가 많다는 공통점을 지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앙코르 유적지 관리 기구#쑴 맙 캄보디아 압사라청장#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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