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이종훈]근시 극복한 정현, 비결은 야외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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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세종시 성모안과 원장
이종훈 세종시 성모안과 원장
호주오픈 4강에 오른 테니스 선수 정현은 테니스를 시작한 계기가 ‘약시와 고도근시’ 진단을 받고 초록색을 많이 보라는 의사의 조언이었다고 한다. 약시는 안경을 써도 교정시력이 잘 나오지 않거나 두 눈의 시력 차이가 시력표상 두 줄 이상 차이가 나는 상태다. 근시는 말 그대로 가까이만 잘 보이고 멀리 보는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하고 그 상태가 심하면 고도근시라고 한다.

근시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하나 있다. 호주와 싱가포르에 사는 중국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는데, 호주 어린이의 근시 비율(3.3%)이 싱가포르 어린이(29.1%)보다 훨씬 낮았다. 부모들의 근시 비율은 비슷했다. 예상과 달리 근거리 작업인 독서량은 호주 어린이가 싱가포르 어린이들보다 훨씬 많았다. 근시의 원인이 유전도 아니고 지나친 독서도 아니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야외 활동량에 주목했다. 호주 어린이의 활동량이 싱가포르보다 4배 넘게 많았다. 햇빛을 보는 야외활동은 시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햇빛은 생명의 근원 에너지로 눈 안에 도파민 물질을 상승시켜 근시를 예방한다.

약시의 치료로는 좋은 눈을 가려서 저시력 눈의 시력을 끌어 올리는 ‘가림치료’를 주로 사용한다. 정현을 치료한 의사는 가림치료보다는 초록색을 많이 보라고 했다. 눈이 색을 인지하는 것은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빛에 반응하는 것인데, 녹색 인지 시세포는 망막 내에서 밀도가 높아서, 녹색을 보는 것이 눈을 덜 자극한다.

만약 정현 선수가 한쪽 눈을 가리는 가림치료를 장기간 했다면 테니스 선수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야외에서 테니스를 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시력이 더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의사들은 약시 발견을 위해 만 3세부터 안과 검진을 권유한다. 근시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야외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꼭 권유하고 싶다.
 
이종훈 세종시 성모안과 원장
#테니스 선수 정현#약시#고도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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