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덜타는 은행-통신株 노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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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7인 ‘설 이후 재테크 전략’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상승장이 막을 내리고 증시 변동성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시장도 함께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재테크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동아일보는 13일 금융, 증시 전문가 7명에게 설 연휴 이후 재테크 전략을 물었다. 국내 증시에서는 저평가된 우량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책에 따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중소형주 펀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2,400 선 근처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6.83% 하락한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당분간 미국 금리 인상 추이를 보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이럴 땐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주보다는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은행, 통신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에 투자하려면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처럼 정보기술(IT), 제약·바이오주 등 업종 전체가 함께 오르기보다는 저평가된 우량 종목이 재평가 받을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는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가 쉽게 돈 버는 시기는 끝났다고 본다”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한다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중소형주 펀드는 여전히 유망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달 중소형주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약 3500억 원에 이른다. 최근 한 달 동안(9일 기준) 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70%였지만 액티브 중소형주 펀드는 0.9%의 수익률로 선방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꼽히는 중소형주 관련 상품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은 고금리 상품 위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부지점장은 “수익률 4% 이상의 채권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하이일드 채권은 금리 인상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이일드 채권은 수익률이 높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높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기엔 부실 위험도가 낮아져 투자 가치가 올라간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주식 등 위험자산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어서 안전자산으로 서둘러 돈을 옮길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달러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가 달러 약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당분간 달러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갑자기 오를 경우를 대비해 달러를 금융 자산의 10% 이하로 보유하는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학수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금을 현물로 사고팔 때는 10%의 부가세를 물어야 한다”며 “금에 투자하고 싶다면 금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눈여겨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은행#통신주#미국#금리인상#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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