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1등’ 女쇼트트랙, 결선서도 가능할까? 초반 7바퀴내 실수땐… 다시 한번 ‘기적의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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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랩타임 분석해보니
한국팀 시속 45.9km로 추격전… 남자 1500m 金 임효준보다 빨라
中이 초반에 치고 나가면 힘들어… 13바퀴 남으면 加는 추월 가능

“한국을 이기려면 도대체 얼마나 거리를 벌려야 하는가.”

미국 NBC의 안톤 오노 해설위원은 10일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에서 넘어지고도 신기록을 세운 한국 대표팀에 대해 이같이 탄식했다. 국민들도 반 바퀴가량 뒤지고도 선두를 탈환한 한국팀의 압도적 스피드에 환호했다. 만약 예선보다 강한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와 만나는 20일 결선에서 실수가 나와도 대추격전이 가능할까.

동아일보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공한 예선 랩타임(한 바퀴 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선 진출 팀의 속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한국은 예선 당시 이유빈이 넘어졌지만, 최민정이 기지를 발휘해 터치한 뒤 시속 45.90km의 속도로 선두권을 추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민정은 한때 한 바퀴를 시속 46.5km로 질주하기도 했다. 한국은 평균 시속 44.23km로 질주한 캐나다를 약 14바퀴 만에 따라잡고 1위를 탈환했다.

한국팀의 스피드는 예선 2조에서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중국의 평균 속도인 시속 44.64km, 예선 2조 2위 이탈리아의 시속 44.50km보다 빨랐다. 남자 1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임효준의 구간별 최대 속도(시속 45.72km)보다도 빠른 것이다.

20일 결선에서 한국이 또다시 넘어지면 어떨까. 여러 변수가 있지만 대역전극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예선 때처럼 비상 터치에 성공하고 선두 그룹과 반 바퀴(약 56m) 거리 안에 있을 경우 산술적으로 중국은 18바퀴, 이탈리아는 16바퀴, 캐나다는 13바퀴 만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 27바퀴를 도는 3000m에서 초반 9바퀴 이내에 실수가 나올 경우 중국을 추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추월을 시도하는 시간(1, 2바퀴)까지 고려하면 초반 7바퀴 이전에만 실수가 나오면 대역전극을 노릴 시간은 충분한 셈이다.

만약 경기 중반에 실수가 나올 경우 14바퀴 이상 남았다면 최소 캐나다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중반에 실수가 나와도 최선을 다하면 메달을 딸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 추격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예선 경기에서 중반 이후 1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11바퀴를 시속 45.36km로 질주했다. 이 같은 속도를 내면 한국은 최대치로 속력을 올려도 27바퀴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평창올림픽#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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