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4개월 앞두고 ‘철새 논쟁’ 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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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거제시장 민주당 입당 등 정치적 계산으로 당적 바꾸기 예사
잇단 탈당에 한국당 집안단속 비상

“지방선거를 화합의 장으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12일 부산 영도구 유라리광장에서 부산시선관위 직원들이 영도대교 도개에 맞춰 지방선거가 참여·축제·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선거포스터를 그리는 아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지방선거를 화합의 장으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12일 부산 영도구 유라리광장에서 부산시선관위 직원들이 영도대교 도개에 맞춰 지방선거가 참여·축제·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선거포스터를 그리는 아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다시 철새 논쟁이다. 6·13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경남도지사 출마 예정자들의 1차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당적 변경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뜨겁다. 당적을 바꾸는 정치인들은 ‘소신’으로 포장하지만 공천 유불리나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보가 대부분이다.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자유한국당은 탈당 단체장들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외연 확대를 반기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경남도의원을 거쳐 재선한 권민호 거제시장(62)은 최근 민주당에 입당하고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지냈다. 거제를 중심으로 민주당 내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도지사 도전을 결심한 권 시장의 여당행에는 정치지형의 변화,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의회 의장 출신인 허기도 산청군수(64) 역시 최근 한국당을 떠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집권당에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고 재선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허 군수는 한국당 강석진 국회의원과 불편한 사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강 의원 지역구에 속한 군수 4명 가운데 허 군수와 지난해 7월 입당한 양동인 거창군수(65) 등 2명이 민주당 소속이 됐다. ‘보수 텃밭’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이들의 여당행과 달리 2014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송도근 사천시장(70)은 지난해 말 한국당에 복당했다. 때마침 송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송 시장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수사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다.

경남지역 기초자치단체장 16명(함안, 고성은 부군수 권한대행)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허성곤 김해시장(62)을 포함해 4명으로 늘었다. 경남에선 역대 최고 비율이다. 단임을 약속한 오영호 의령군수(68)는 무소속이다. 특히 한국당 소속 단체장 4∼6명이 3연임이거나 불출마 선언, 수사와 기소 등으로 출마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번 지방선거는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소속 단체장 탈당이 이어지자 한국당은 집안 단속에 들어갔다. 경남도당은 ‘기회주의 철새정치인은 도민이 심판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한국당은 “권 시장은 도의원 두 번, 시장 두 번 등 14년 동안 (우리) 당적을 가졌고 허 군수는 도의원 3번, 군수 한 번 등 20년 동안 우리 당 소속이었다”며 “이들이 당원과 지역민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입신양명과 정치생명 연장에 눈이 먼 철새정치인은 도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적 변경은 아니지만 한국당 전신 정당에서 3연임에 성공했던 이학렬 전 고성군수(65)는 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공민배 전 창원시장(64)의 행사장에서 특강을 하는 등 간접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공 전 시장은 이 전 군수가 주창한 ‘생명환경농업을 토대로 한 5차산업혁명’에 생각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치인은 공 전 시장, 권 시장 등 2명이다. 한국당은 김영선 전 국회의원(58), 강민국 경남도의원(47), 하영제 전 농림부차관(64), 안홍준 전 국회의원(67) 등 4명이다. 이들은 현역 국회의원과 달리 중도사퇴 부담이 없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6·13지방선거#경남도지사 출마 예정자#권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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