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체육복 北응원단… 한반도기 들고 한국선수 응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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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온 北 예술단-응원단]
‘반갑습니다’ ‘아리랑’ 등 부르고 파도타기로 분위기 띄우기도
北선수 등장땐 인공기 흔들어… 하키센터 ‘노 쇼’로 곳곳 빈자리

10일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예선 1차전에 모습을 나타낸 북한 응원단은 신명나는 응원으로 관중의 흥을 돋웠다. 북한 응원단 200여 명은 한곳에 자리 잡지 못하고 30여 명씩 7곳으로 나눠 앉았다. 표가 매진된 탓에 한꺼번에 앉을 좌석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빨간색 체육복 상하의를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은 경기 중에 “힘내라 힘내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조국, 통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매스게임을 연상시키듯 물결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파도타기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에 앞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에서도 응원을 펼쳤다.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본부석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일부 관중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안녕하십니까”라고 답했다. 남자 1500m에서 북한 최은성이 등장하자 인공기를 꺼냈다. 임효준 황대헌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 때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들이 ‘반갑습니다’ ‘고향의 봄’ ‘아리랑’ 등 익숙한 노래를 부를 때는 관중도 함께 따라 불렀다.

가족과 함께 수원에서 온 김영수 씨(50)는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고 뭉클하다. 자주 교류하며 같이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승우 씨(47)는 “‘우리 민족끼리’처럼 정치적인 구호는 듣기 불편했다. 장내 음악 등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응원하는 것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관동 하키센터는 수치상 ‘매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6000석의 좌석은 모두 팔렸지만 실제 입장객은 3606명밖에 되지 않았다. 앞서 열린 일본-스웨덴전(3762명)보다 적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우려했던 ‘노 쇼(No Show)’가 발생한 것이다. 각 지자체와 기업들이 단체 구매를 했지만 티켓을 받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경기가 오후 11시 20분에야 끝나는 등 늦은 경기 시간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암표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을 마뜩지 않아 하는 사람들이 경기를 외면한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일팀은 스위스에 0-8로 졌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이인모·정윤철 기자
#북한#응원단#한국선수#평창올림픽#아이스하키#남북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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