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서현 깜짝 등장… 北단원들과 ‘우리의 소원’ 합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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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온 北 예술단-응원단]北예술단 11일 서울 공연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두 번째 한국 공연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왼쪽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깜짝 등장해 북한 단원들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오른쪽 사진)도 이날 
무대에 올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두 번째 한국 공연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왼쪽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깜짝 등장해 북한 단원들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오른쪽 사진)도 이날 무대에 올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꿈과 같이 만났다 우리 헤어져 가도/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의 날 다시 만나자∼.’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가수 서현이 깜짝 등장하자 환호성이 더욱 커졌다. 흰 원피스와 하이힐 차림의 서현은 북한 단원들과 마지막 곡 ‘우리의 소원’과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북한 가수들과 손을 잡고 포옹하기도 했다. 노래가 끝나자 일부 관객들은 눈시울을 적신 채 끝없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공연 장면에선 이산가족 상봉 모습이 상영됐다. 정부는 지난달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연을 마친 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 난관을 이겨나가자”고 말했다.

9일 강릉아트센터에 이은 삼지연관현악단의 두 번째 무대였던 국립극장은 1550여 객석이 가득 찼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2층 객석에서 함께 관람하며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첫 곡 ‘반갑습니다’로 시작한 이날 공연에는 강릉 공연처럼 ‘J에게’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여정’ 같은 한국 가요와 서양 클래식곡, 북한 가요가 뒤섞인 련곡(메들리) 형식으로 이어졌다. 김영남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손수건으로 흘리던 눈물을 훔쳤다.

강릉에서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현 단장은 “목감기가 걸려 상태가 안 좋지만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라며 중창단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했다. 현 단장의 노래가 끝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세 번에 걸쳐 ‘앙코르’를 외치자 김여정은 신기한 듯 조 장관 쪽을 쳐다보며 웃기도 했다.

공연 시작 전 문 대통령은 김여정, 김영남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김영남이 “대통령께서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강릉 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 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김영남이 “대통령과 함께 의견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 만난 게 소중하다.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0년 전에 방북 공연을 했을 때에 비해 북한 예술단의 재즈식 창법과 표현력이 완전히 업데이트됐고 서구화됐다”고 말했다.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남북한이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정해 축제에 맞게끔 공연을 한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국립극장 밖에서는 길 하나를 두고 북한 공연단 환영·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오후 4시경 보수단체 회원 350여 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국립극장 주변 장충체육관 앞에서 인공기와 김정은 사진 등을 불태웠다. 진보단체 회원 30여 명은 오후 5시경 ‘만남이 통일이다. 우리는 하나’ 등 현수막을 걸어놓고 “평화올림픽 환영한다. 북녘 동포들을 따뜻하게 환영하자” 등을 외쳤다.

공동취재단·임희윤 기자 imi@donga.com
#평창올림픽#북한#공연#서현#삼지연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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