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도시 인천’ 악몽 탈출… 삶의 질 개선 위해 투자 늘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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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 인터뷰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해 부채도시 탈출에 이어 2대 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유 시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부채 
악몽에서 벗어나 재정이 튼튼한 부자도시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에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 교육 복지 부문에 과감히 투자해
 시민행복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해 부채도시 탈출에 이어 2대 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유 시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부채 악몽에서 벗어나 재정이 튼튼한 부자도시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에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 교육 복지 부문에 과감히 투자해 시민행복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제공
12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국제공항의 제2터미널이 지난달 8일 문을 열었다. 연간 7000만 명 넘게 찾는 동아시아 최대 허브공항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세계 1위 공항의 장점을 바탕으로 한 영종도 지역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랑룬그룹과 영종도 미단시티 내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랑룬그룹은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에 총 4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한국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세가사미홀딩스가 함께 만들었다. 축구장 42개 크기(33만 m²)의 땅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컨벤션센터 등을 갖췄다.

세계 최대 카지노업체인 시저스가 운영할 시저스코리아리조트와 미국 MTGA와 한국 KCC가 합작한 카지노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 IR’도 2019∼2021년 개장을 위해 공사에 들어갔다. 또 인천시와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파네핀토 프로퍼티스는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강화 휴먼메디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에 다리를 놓고 강화도 남단에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인천시의 개발 열기는 뜨거울 정도다. 여러 청사진이 잇달아 공수표에 그쳤던 과거 분위기와 다르다. ‘부채 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그 대신 유정복 인천시장(61)은 ‘서인부대’를 강조하고 있다. 서인부대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머리글자를 따 온 것이다. 서울과 함께 명실상부한 2대 도시로의 도약을 뜻한다. 유 시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채 감축 과정을 설명하며 ‘환황해경제공동체’ 구성 계획을 밝혔다.

―부채 감축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한다. 2014년 취임 때 인천시 부채가 13조2000억 원이었다. 이자만 하루 12억 원을 갚아야 했다. 채무비율이 39.9%로 재정위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채무비율을 21.9%로 낮췄다. 2005년 26.8%부터 계속 상승하다가 처음으로 크게 떨어졌다. 4년간 3조7461억 원의 빚을 갚았다. 이제 부채 악몽에서 벗어나 ‘빚 없는 부자도시’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빚을 갚으려면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두 가지 방법 외에 뭐가 있겠나. 물론 허리띠를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 대신 행정 수요를 적재적소에 맞춰 효율적으로 정비했다. 그 덕분에 정부 보통교부세가 매년 2000억 원대에서 4500억 원대로 늘었다. 이 부분이 채무비율을 낮추는 데 결정적이었다. 전체 국비 지원도 올해 2조6754억 원을 받게 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앞으로 복지와 문화 경제 교통 분야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2대 도시 도약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 역시 지표가 말해준다. 얼마 전 인천 인구는 300만 명을 돌파했다. 2016년 기준 지역내총생산은 80조9000억 원이다. 부산보다 불과 3000억 원 적다. 이미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인천이 2782만 원으로 부산의 2356만 원보다 많다. 지역경제 성장률도 인천 3.8%, 부산 1.7%이다. 모두 통계청이 집계하고 분석한 지표다. 이제 재정 건전화를 바탕으로 시민행복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명실상부 2대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

―정부 협의가 쉽지 않던 현안이 있었는데….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이 11년 만에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민간투자자에 대한 손실보전금이 약 5000억 원으로 조사됐는데, 인천시가 이를 책임지기로 하고 정부의 착공 승인을 받아냈다. 2025년 이 다리가 개통되면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이 3개가 된다. 청라국제도시까지 운행할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은 그간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기준치 미달이라 허가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거장 수를 줄여 B/C 기준을 맞추면서 지난해 말 추진이 확정됐다. 이 밖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문제도 환경부와 서울 인천 경기 4자 협의체 합의로 정리됐다. 인천시가 자산가치 1조5000억 원인 매립면허권을 가져왔고, 반입수수료 가산금도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471억 원을 받았다.”

―그간 복지와 문화 분야 투자가 다소 부족했다.

“빚더미에서 탈출하느라 투자를 못 한 게 많다. 다행히 재정상황이 좋아지면서 1인당 복지비를 4년 전 64만 원에서 96만 원으로 늘렸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복지비 증가율이다. 지난해 중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했고 올해 고교까지 확대한다. 영·유아부터 초중고생까지 무상급식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 시민들이 문화로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 35건을 추진 중이다. 인천의 첫 국립 문화시설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해 전액 국비로 2021년 개관한다.”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산업분야 선도 대응추진단’을 구성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범도시인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威海)시가 다양한 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인천에 ‘가상현실 융복합지원센터’가 가동되고 웨이하이시에 인천형 실감콘텐츠체험관이 운영될 계획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서해 주변 도시들이 참여하는 ‘환황해경제공동체’ 구성을 추진 중이다. 항공과 해운의 중심 도시인 인천이 이를 주도할 것이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유정복#인천시장#부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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