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남매, 한국 마수걸이 승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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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더블 첫판 핀란드에 완승… 2차전은 중국에 연장서 패배

컬링 믹스더블의 장혜지(왼쪽)와 이기정이 8일 강릉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예선 첫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컬링 믹스더블의 장혜지(왼쪽)와 이기정이 8일 강릉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예선 첫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승리를 직감한 듯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대표 이기정(23)은 스위핑을 멈추고 파트너 장혜지(21·이상 경북체육회)를 향해 “이야!”라고 소리쳤다. 한국팀의 빨간색 스톤은 그대로 미끄러져 하우스(표적)의 정중앙 버튼에 새겨진 오륜에 살짝 걸쳤다. 핀란드의 백전노장 토미 란타메키(50)는 이기정에게 악수를 청하며 남은 경기를 포기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한국 장혜지-이기정 조(세계랭킹 12위)가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핀란드 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메키 조(11위)와의 경기에서 9-4로 승리했다. 전체 8엔드 중 7엔드 만에 상대의 승복을 받아냈다. 믹스더블은 이번 대회에서 신설된 종목이다.

경기장 바닥 보수 문제 등으로 정비가 늦어지면서 믹스더블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강릉컬링센터에서 3주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 집행부 내홍으로 지난해 8월 대한컬링경기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된 이후에도 대표팀 지원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이렇게 해서는 국내 동계체전 1등밖에는 못 한다”고 작심발언을 한 이기정은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대표팀은 이천훈련원 컬링장의 얼음 상태가 나빠 훈련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을 뚫고 나선 이기정, 장혜지는 1엔드부터 3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5-4까지 추격을 허용한 한국팀은 7엔드에서 경기당 한 번씩 주어지는 작전타임까지 써가며 승부수를 걸었다. 이후 핀란드는 실수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장혜지는 “사람들이 컬링을 알고 재밌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한국 선수단 첫 승을 하게 돼 기쁘고 이런 기운이 선수단으로 퍼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저녁 중국 왕루이(27)-바더신(28) 조(3위)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연장 승부 끝에 7-8로 패했다. 마지막 9엔드에서 장혜지의 마지막 샷이 중국의 스톤보다 하우스에서 멀리 벗어나면서 아쉽게 패했다. 믹스더블은 전체 8개 팀이 모두 서로 한 차례씩 맞붙은 뒤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컬링 믹스더블#장혜지#이기정#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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