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폰 “中시장서 살아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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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점유율 급락… 돌파구 총력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자국 시장 점유율 90%를 넘기며 글로벌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 시장에서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가격에서 밀리고 성능까지 따라잡히고 있어서다. 삼성과 LG는 조직을 개편하고 중국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등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7%를 나타내 분기 점유율이 처음으로 1%대로 내려앉았다. 연간으로 따지면 1090만 대 판매에 그쳐 2016년 2360만 대를 판매했던 것이 반 토막 났다. LG전자는 1%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


LG는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인 G6, V30는 물론이고 중저가 제품까지 중국시장에서 아예 출시조차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중국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고, 2016년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는 중국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성과가 나지 않자 마케팅 비용을 감수하며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으로 중국 업체의 제품 가격이 낮게 책정되고 있다.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 가격은 50만∼60만 원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특허 등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해주고 있고, 지방정부가 전자산업 진흥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역별로 유통망도 달라 일일이 전국 유통망을 뚫는 것도 어렵다.

제품 성능을 통한 차별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프리미엄 제품 수준을 거의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1위 화웨이는 통신 장비기술 사업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을 갖고 있어 삼성과 특허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도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스마트폰에 비해 다소 성능이 처지더라도 절반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중국 업체 제품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국 시장도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어 점유율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6일(현지 시간)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4030만 대로, 2016년보다 4.9%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하락한 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과 LG는 스마트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한국영업본부가 중국 영업까지 총괄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시아권 국가 중 한국영업본부가 영업을 전담하게 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기존에는 중국법인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LG전자에서 한국영업본부 총괄을 맡고 있는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은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정면돌파형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조직개편과 지역 특화형 제품 출시 등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중국 내 영업망 강화를 위해 기존 ‘총괄-7개 지사-30여 개 지역사무소’로 구성됐던 중국법인 조직을 ‘총괄-22개 분공사(지역본부)’로 단순화했다. 2016년에는 ‘갤럭시C’라는 중국 특화형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의 하락이 지속돼, 중국 소비자 및 시장 연구를 토대로 중국 특화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 변화를 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lg#스마트폰#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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