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클릭! 재밌는 역사]친근한 나라 베트남, 우리와 닮은 아픈 역사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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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박항서 감독입니다. 그 이유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23세 이하)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 결승전 연장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배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 감독의 지도력과 베트남 축구의 성장 비결에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인적 교류와 무역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어떤 나라이고, 우리나라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 베트남의 면적과 인구

국토 면적은 33만 km²로 남과 북을 합친 전체 한반도 면적의 약 1.5배입니다. 인구는 9600만 명입니다.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길이는 1650km로 상당히 길쭉한 모양새입니다. 북부 지역은 아열대 기후로 연간 온도 차가 큽니다. 남부 지역은 열대 몬순기후로 연간 온도 차가 크지 않습니다.

베트남 사람의 생활 중심지는 북부의 홍강 델타와 남부의 메콩강 유역입니다. 홍강 델타 지역에 있는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입니다. 하노이는 일찍부터 인구가 많고 중국 문명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지역입니다. 베트남은 홍강 유역의 델타 지역에서 출발했고, 18세기경 지금의 메콩강 델타 지역에 있는 사이공까지 진출했습니다. 베트남의 인종 분포는 다양해 54개 종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54개 종족 중 비엣(Viets)족 또는 낀(Kinh)족이라 불리는 종족이 전체 인구의 87%를 차지합니다.

문묘 입구. 베트남의 문묘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베트남의 유학자인 쭈반안의 넋을 기리고자 1070년 현재의 하노이에 세워졌다. 베트남 관광청 제공
문묘 입구. 베트남의 문묘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베트남의 유학자인 쭈반안의 넋을 기리고자 1070년 현재의 하노이에 세워졌다. 베트남 관광청 제공

○ 우리나라 역사와의 유사성

베트남은 지역적으로 동남아시아에 속해 있으나 문화적으로는 동아시아 문화와 유사합니다. 중국의 율령, 한자, 불교, 유교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중국과는 조공과 책봉의 관계를 맺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베트남을 지배한 여러 왕조의 왕들은 중국에 외교 사절단과 특산물을 보냈으며, 형식적으로 중국 황제의 임명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째, 왕의 이름이 매우 비슷합니다. 베트남에 존재한 대표적인 왕조는 리 왕조(李朝), 쩐 왕조(陳朝), 레 왕조(黎朝), 응우옌 왕조(阮朝) 등이 있습니다. 레 왕조(1428∼1788)에는 27명의 왕이 있었습니다. 레 왕조를 건국한 레러이를 ‘타이또’라고 부르는데 한자로는 태조(太祖)입니다. 두 번째 왕은 타이똥(太宗·태종), 세 번째 왕은 년똥(仁宗·인종), 네 번째 왕은 타인똥(聖宗·성종) 등입니다. 우리나라 고려, 조선시대 왕들의 이름과 같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리 왕조 시기 이후 과거제도를 실시하고 문묘, 국자감(고려시대 설치된 국립대학) 등을 설치했습니다. 문묘는 공자와 유교의 성현에게 제(祭)를 올리기 위해 설치한 건물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도 있습니다. 과거제와 국자감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겠지요.

셋째, 우리나라의 삼국사기처럼 베트남도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쩐 왕조 시기에는 ‘대월사기’를 편찬하고, 레 왕조 시기에는 ‘국사’ ‘대월사기 전서’ 등을 편찬했습니다.

넷째,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것처럼 베트남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습니다. 프랑스 식민 지배 기간 프랑스에 저항한 대표적 인물은 판보이쩌우, 판쩌우찐과 함께 공산주의자인 호찌민 등이 있습니다. 판보이쩌우는 베트남이 처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베트남 국민의 의식을 향상하기 위해 ‘월남망국사’를 저술했습니다. 이 책은 1906년경 우리나라에 번역돼 널리 알려졌습니다.

다섯째, 우리나라가 남북 분단, 6·25전쟁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것처럼 베트남도 분단과 내전을 경험한 나라입니다. 베트남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으로 분단됐고, 오랫동안 전쟁을 치렀습니다. 다섯 가지 사례를 들었지만 두 나라의 공통점은 더 많습니다. 여러분이 더 알아보기 바랍니다.

○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교류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교류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약 15만 명에 이릅니다. 전체 국가 중 중국 다음으로 많습니다. 2016년 미국을 추월해 2위가 됐습니다.

2017년 10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최대 무역국은 중국으로 전체 무역액의 24.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미국 12%, 베트남 8.3%, 홍콩 6.6%, 일본 4.6% 등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의 무역 규모가 2009년 2%로 10위였다가 2017년 3위로 뛰어오른 것입니다.

베트남 여성과 한국인의 국제결혼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만 보아도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얼마나 많이 교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미국과 유럽의 선진 국가들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필리핀 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환병 서울 용산고 교사
#베트남 역사#박항서 감독#동아시아 문화#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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