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中유명포털-트위터서 활개… ‘댓글 알바’ 200명-사이트 1만개 철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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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안, 작년부터 집중단속

‘인터넷 토론방 게시물 큰 것 하나당 3위안(약 520원), 작은 것은 300개당 200위안(약 3만5000원), 뉴스는 1편당 150위안(약 2만6000원), 지역매체에 (가짜뉴스) 보도(게재)는 1편당 300위안(약 5만2000원).’

중국이 가짜뉴스 충격에 빠졌다. 신랑왕(新浪網) 텅쉰왕(騰訊網) 등 유명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중국판 카톡 위챗까지 모두 가짜뉴스가 활개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6일 “가짜뉴스로 악의적인 공격을 하거나 여론 조작, 인기검색어를 만들며 인터넷 투표 조작, 가짜광고까지 돈만 내면 모두 가능했다”며 중국의 가짜뉴스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중국의 인기 인터넷토론방, 뉴스 포털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두 예외가 아니었다. 배후에는 가짜뉴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고 뉴스 포털사이트 등의 게시물 관리자를 매수해 가짜뉴스와 댓글을 올리는 ‘인터넷 댓글 알바’ 산업의 사슬이 얽혀 있었다.

CCTV 뉴스 기자가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가짜뉴스 브로커와 직접 접촉했다. 브로커는 가격을 제시한 뒤 “웹사이트에 수천 개의 글을 올릴 수 있고 이렇게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가 매우 많다”고 소개했다. 브로커가 CCTV 기자에게 보내준 목록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인터넷 토론방인 런민왕강국토론방뿐만 아니라 배타적 민족주의로 유명한 환추(環球)시보의 뉴스포털 환추왕도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토론방, 유명 뉴스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뉴스 게시판 등 300개의 웹사이트가 있었다.

“내용을 보내주면 바로 조작해 드립니다. 긍정적 뉴스, 부정적 뉴스 다 됩니다.”(브로커)

“어떤 자료가 필요하죠?”(CCTV 기자)

“제목이랑 내용만 있으면 됩니다.”(브로커)

CCTV 기자는 취재는 했으나 보도하지 않은 노인 영사(映寫) 기사 이야기 메모를 브로커에게 보냈다. 하루가 안 돼 유명 포털사이트인 써우거우(搜狗)에 기사로 둔갑해 올랐다. 신랑왕과 왕이뉴스는 관계자가 처음엔 거절했으나 곧 뉴스 게시를 수용했다고 브로커가 전했다. 이 기사는 지금까지 남아 있다. 또 다른 브로커 리(麗)모 씨는 “SNS인 QQ채팅방 한 곳에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2000명까지 댓글부대가 있다”고 소개했다.

가짜뉴스나 게시물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문제를 고발하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댓글 알바 수법도 적발됐다. 게시물 관리자들과 브로커가 짜고 해당 게시물에 선정적인 댓글이나 광고를 붙여 게시물까지 규정 위반으로 삭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웨이보는 중국 국무원 명령에 따라 최근 일주일간 최고 인기검색어 페이지를 폐쇄했는데, 이 역시 검색어를 조작하는 ‘댓글 알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은 지난해 5월부터 40여 건의 댓글 알바 사건을 적발해 200여 명을 체포했으며 관련 범죄 수익이 1억 위안을 넘고 적발돼 폐쇄된 사이트가 1만 곳 이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가짜뉴스#댓글#유명포털#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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