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부 “美위협에 맞서 핵무기 늘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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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핵증강에 대응 능력 강화, 핵탄두 270기 보유… 100기 더 필요”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가 중국의 핵무기 증강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무기 전략을 기존의 감축에서 강화로 급변시킨 것이 중국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도 핵무기 능력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어 ‘21세기 미-중-러 간 핵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팡군보는 1월 30일자 7면 군사논단에서 “전략적 억지 효과를 높이고 대국의 지위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드시 신뢰성 있는 핵 억지 능력과 핵 반격 능력을 증강시켜 전략적 핵 균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했을 때 “전 세계 핵무기의 철저한 폐기”를 천명한 지 1년 만에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신문은 “중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왔고 최종 목표는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지만 세계의 형세가 변화무쌍해졌다”며 핵무기 증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팡군보가 제시한 가장 큰 정세 변화는 달라진 미국의 핵 정책이다. 미 국방부가 이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핵 태세 보고서’ 초안에 핵무기 확대와 저강도 핵무기 개발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에 대한 억지 의도도 있다는 게 중국 측 평가다. 제팡군보는 “미국과 러시아 등이 핵무기 수를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핵 능력이 국가안보 전략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27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6800기, 러시아가 7000기를 갖고 있다. 미국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와 최신예 핵잠수함들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인도 등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증강시킬 것”이라며 “100여 기의 핵미사일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최근 개발한 극초음속비행체(HGV) 탑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에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공격에도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핵무기#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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