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드디어 나를 넘으니 기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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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정현 경기 모습 시청… 한국인 최고랭킹 기록 깨질듯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왼쪽)과 정현. 이형택은 평소 정현에게 “강한 선수를 만나도 쫄지 말고 끈질기게 맞붙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동아일보DB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왼쪽)과 정현. 이형택은 평소 정현에게 “강한 선수를 만나도 쫄지 말고 끈질기게 맞붙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동아일보DB
한국 테니스의 전설로 불리는 이형택(42)은 24일 정현의 호주오픈 4강 진출을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이형택이 2차례 기록했던 한국 선수 메이저 무대 최고 성적인 16강 진출을 뛰어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테니스 아카데미를 하고 있는 이형택은 “시차 때문에 (정)현이와 노바크 조코비치 경기는 오전 4시까지 인터넷 문자 중계로 봐야 했다. 가슴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는데 소름이 돋았다”며 기뻐했다.

이형택은 “테니스인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경사를 맞았다”며 “정현은 이제 세계적인 레벨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는 4강 상대인 로저 페더러에 대해 “페더러는 다른 선수들과 상대하는 느낌이 다르다. 현이도 압박을 느끼겠지만 페더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선수 시절 2003년과 2007년 페더러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었다.

이형택은 2007년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 정현이 30위 이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 “기록은 언젠가 깨지는 것 아닌가. 이제 한국 테니스 역사에서 정현 다음에 넘버2가 되는 게 오히려 좋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형택 이후 한국 테니스에는 ‘제2의 이형택’으로 불리는 수많은 유망주들이 있었지만 정작 원조를 넘어서는 선수는 없었다. 이형택은 “앞으로는 ‘제2의 정현’이 되려는 정현 키즈들이 많이 생겨나 한국 테니스 저변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이형택#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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