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스크-삼림욕기… 미세먼지 아이디어 상품 펄펄 날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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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속에 필터 끼워 먼지 차단… 피톤치드 뿜는 삼림욕기도 잘 나가
피부-모발 보호해주는 화장품 등장
피해 장기화로 관련가전도 ‘날개’… 먼지측정기 이어 의류관리기도 나와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아이디어 상품의 인기도 높다. 휴대하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휴대용 산소캔(왼쪽)과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가운데), 콧구멍에 필터를 끼워 마스크를 대신하는 코마스크(오른쪽) 
매출도 크게 올랐다. 각 사 제공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아이디어 상품의 인기도 높다. 휴대하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휴대용 산소캔(왼쪽)과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가운데), 콧구멍에 필터를 끼워 마스크를 대신하는 코마스크(오른쪽) 매출도 크게 올랐다. 각 사 제공
직장인 최미영 씨(28)는 요즘 코에만 착용하는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다. 콧구멍 속에 필터를 끼워 미세먼지를 차단하면서도 얼굴은 덮지 않아 답답함을 줄인 아이디어 상품이다. 최 씨는 “일반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김이 서리고 화장도 지워져 쓰고 싶지 않았는데 대안을 찾았다”며 “소형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청정기까지 산 사무실 동료도 있다”고 말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습격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기존에 많이 팔리던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외에 이색 상품들도 인기를 끌면서 미세먼지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은 올해 들어 21일까지 코마스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5% 늘었다고 밝혔다. 언제 어디서든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휴대용 산소캔 매출도 235% 늘었다. 11번가의 미세먼지 관련 아이디어 상품 매출도 크게 올랐다. 실내 공기 질을 정화하면서 피톤치드 성분을 분사하는 삼림욕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9% 늘었다. 휴대용 산소캔 매출은 56% 증가했다.

미세먼지 측정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하거나 특정 장소에 놓고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공기 질에 따른 행동 요령을 알려주는 측정기도 나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천연 공기청정기로 알려진 숯과 공기정화 식물 ‘틸란드시아’의 매출은 각각 2배, 4배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체내 독소 배출을 도와준다고 알려진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브로콜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브로콜리에 풍부한 설포라판 성분은 폐에 들러붙어 있는 유해물질을 제거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혈액을 맑게 해주고 중금속 배출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미나리 매출도 18% 올랐다. 삼겹살은 의학적으로 황사나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졌음에도 미세먼지 공습과 함께 매출이 31% 올랐다.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황사마스크의 이달 들어 21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로(100%) 올랐다.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200% 성장한 수치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어 공장을 연일 쉬지 않고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피해가 장기화하면서 공기청정기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판매된 공기청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신장했다. 의류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의류관리기와 실내에서 빨래를 말릴 수 있는 의류건조기 매출은 각각 205%, 480% 늘었다.

독일의 공기청정기 ‘나노드론’은 한 대에 620만 원이나 하는 고가임에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달에만 26대가 팔렸고 하루 평균 30여 명의 고객이 문의 전화를 걸어온다”고 말했다.

제품 이름에 ‘더스트(먼지)’를 붙인 화장품도 등장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씻는 ‘더스트’ 얼굴 세정제와 ‘더스트’ 샴푸, 모발에 보호막을 생성해 먼지를 차단한다는 ‘더스트 쉴드 헤어팩’ 등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12월 대비 227%나 뛰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세먼지 관련 상품은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어 미세먼지 마케팅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미세먼지#코마스크#삼림욕기#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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