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송월 訪南 11시간만에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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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단 7명 1박2일 점검차 파견”
20일 방문 계획 19일 오전 통보… 밤 10시 이유 안밝힌 채 뒤집어
일방행보에 정부 “확인해볼 것”

북한이 20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사진)이 이끄는 평창 겨울올림픽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을 19일 밤 전격 취소해 파장이 일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이날 오후 10시경 20일로 예정됐던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우리 측 지역 파견을 중지한다는 것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된 통지문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앞으로 왔으며, 파견을 중단한 이유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는 주말에도 판문점 연락채널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파견 중단 이유 등을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측은 이날 오전 현송월 단장을 포함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을 1박 2일 일정으로 20일 경의선 육로로 남측에 보내겠다고 통지했고 정부는 이를 4시간여 만에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측에 현송월 등이 방남할 경우 경호, 동선 등 자세한 계획을 통지했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답신하지 않다가 갑자기 방남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김정은이 ‘평창 운전석’에 앉기 위해 현송월이 이끄는 사전점검단을 보내려다 아무런 이유를 공개하지 않은 채 전격 취소하면서, 평창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불거지고 있는 남남 갈등은 더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에서 체제 선전을 하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남북 대화와 비핵화 기조 마련을 위해 예술단 방문을 허용했지만 북한이 자신들의 제안을 하루도 안 돼 번복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북한이 현송월 파견을 불과 하루 앞두고 통보했고, 우리가 이를 수용하면서 지나치게 북한에 끌려간다는 지적이 확산되는 상황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화해 모드라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결정으로 15, 17일 남북 실무접촉 및 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19일 오후 금강산 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2박 3일간 점검할 선발대 12명을 23일 동해선 육로로 보내겠다고 북측에 통지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합동 업무보고에서 “북한은 평창 올림픽 참가를 명분으로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황인찬 hic@donga.com·문병기 기자
#북한#남북#현송월#평창올림픽#예술단#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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