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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트럼프 앵그리 트위터, 표정 좀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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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트럼프 앵그리 트위터, 표정 좀 풀릴까

한기재기자 , 위은지기자 입력 2018-01-11 03:00수정 2018-03-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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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까지 63개 폭풍 트윗… 참을수 없는 트윗의 가벼움? 고도의 정치무기?
2018년의 첫 햇살이 백악관 침실에 드리우기도 전인 1일 오전 7시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키스탄은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준다. 더는 안 된다!”고 성난 트윗을 날렸다. 집권 2년차인 새해에 불을 뿜을 ‘화염과 분노’는 2017년 못지않게 뜨거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일부터 9일까지 국제 문제와 국내 이슈를 넘나들며 트위터에 총 63개의 글을 적었다. 1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새해 트위터를 통해 ‘힘이 가진 효과에 대한 확신’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였다.

○ ‘힘’으로 다룰 ‘불량 정권’과 ‘대테러 전쟁’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첫 9일간 거론한 국제 이슈는 ‘불량 정권 다루기’와 ‘대(對)테러 전략 강화’로 정리된다. 핵·미사일 개발로 골칫거리로 떠오른 북한, 반정부 시위를 진압 중인 이란, 그리고 테러리스트를 돕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을 각각 3회 언급했다. 미국과 세계 패권 경쟁을 벌이며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이나 재협상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당사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적은 트윗 3개에서는 힘에 의한 문제 해결 의지가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제재와 ‘다른’ 종류의 압박이 북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발동을 걸더니 같은 날 “내 핵 단추는 (북한의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이틀 뒤엔 “완전한 ‘힘’ 없이 남북대화가 가능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바보(fools)”라고 지적하며 새해 시작된 남북대화 국면이 미국 주도의 ‘최대의 압박과 제재 정책’의 효과라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힘을 통한 평화’ 기조가 북한 다루기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같은 기조를 이어 나갈 것임을 새해 벽두부터 예고한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북한과 함께 ‘불량 정권’으로 지목된 이란도 새해 한층 강화된 ‘트윗 불벼락’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사흘 연속으로 이란 국민을 ‘자유를 갈망하며 잔혹한 정권에 맞서는 시민들’로 칭송하며 “적절할 때 미국의 굉장한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단순히 이란 정권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전임 정권이 체결한 핵 협상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지난해와는 다소 차별화한 공격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이 중시해온 인권 문제를 가지고 이란을 압박한 데 대해선 지지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의 압박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9일 “미국과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사이코 같다’고 맹비난했다.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트럼프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싫다는 듯이 ‘백악관 자리에 앉아 있는 매우 불안정한 인간(very unstable man)’이라고 칭했다.

정초부터 ‘테러리스트 협력국’으로 비판받은 파키스탄 정부도 “미군에 공짜로 군부대 부지 등을 제공하며 16년간 알카에다를 섬멸해 왔는데 돌아오는 건 독설과 불신뿐”이라며 미국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미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중국과 밀착하는 전략적 행보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키스탄 비난 트윗이 나온 지 하루 뒤인 2일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과의 거래에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 주류 미디어와는 전쟁, 미국 경제는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이 9일간 올린 63개의 트윗 중 53개(83%)는 국내 이슈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파키스탄 원조 중단의 경우처럼 새로운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직접 소통의 장’으로 평가하고 주로 지지층 규합의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초에 유권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사안들은 무얼까. 세부 분야별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이슈는 ‘가짜 뉴스 및 가짜 책’ 비판(총 12건)이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CNN과 뉴욕타임스(NYT)로 대표되는 ‘주류 언론’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가장 부정직하고 부패한 올해의 매체상’ 시상식을 갖겠다고 벼르며 주류 매체 ‘망신 주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 기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치부를 드러낸 화제의 신간 ‘화염과 분노’가 오히려 그의 전투력을 끌어올렸다.

지지층 결집의 한 축이 ‘적대세력 비판’이라면 나머지는 ‘자화자찬’이다. 세제 개혁과 다우지수 25,000 돌파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치적을 자랑하는 트윗을 9일간 총 11번이나 올려 분야별 언급 횟수 2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친김에 23일부터 나흘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화주의자들의 산실인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18년 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가치와 정당성을 집중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요 공약이었던 장벽 건설 등 이민 정책도 5번 언급돼 3위를 기록했다.

특유의 ‘별명 짓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더니, ‘절연’ 통보를 한 옛 동료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칠칠이(Sloppy)’라고 깎아내렸다. 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선 ‘매우 안정적인 천재(very stable genius)’라고 높이 평가했다.

○ “트럼프 트위터 진지하게 볼 필요 없다” 주장도

이같이 ‘국내용’으로 트위터를 주로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몇몇 전문가는 “그의 트윗은 정책적 선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대니얼 해밀턴 존스홉킨스대 환대서양관계센터장은 NYT에 “(트럼프는)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SNS를 사용한다. 실제로 트윗이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니컬러스 번스 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대사는 NYT에 “그래도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글들이다. 그렇기에 트윗은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내각도 그의 트위터에 계속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최근 NYT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트위터는) 그의 소통 방식”이라며 “내 전략과 전술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한기재 record@donga.com·위은지 기자
#트럼프#트위터#대테러#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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