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건국 1100년 되는 해에 日서 돌아온 ‘고려 불감’ ‘관음보살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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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후원단체 ‘YFM’… 일본 고미술상에게서 사들여 기증
올 12월 ‘대고려전’ 특별전서 전시

2018년은 고려가 건국(918년)한 지 1100년이 되는 해. 연초부터 일본에 있던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이 국내로 돌아오는 경사를 맞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일 “후원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14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일본 고미술상에게서 사들여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불감이란 나무나 돌, 쇠로 만든 자그마한 ‘휴대용 불전(佛殿·법당)’을 뜻한다.

이번에 환수된 문화재는 일제강점기 대구에 거주했던 고미술 수집가 이치다 지로(市田次郞)의 손에 들어간 뒤 광복 이후 일본으로 유출됐다. 특히 ‘금속제’ 불감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 약 15점에 불과하며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의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다.

동으로 만든 불감(13.5×13.0cm) 내부에 석가여래의 설법 모습이 ‘타출(打出·두드려서 겉으로 모양을 만듦) 기법’으로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석가의 좌우로 협시보살과 10대 제자, 팔부중(八部衆)이 묘사됐다.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을 뜻하는 팔부중이 고려 불감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감 내부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관음보살상(8.0×5.2cm)의 가슴에는 U자 모양 장식이 있는 등 당시 고려에 영향을 끼친 중국 원·명시대의 불상 특징을 두루 지니고 있다. 보살상 성분은 은으로 제작한 뒤 도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물관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올 12월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대(大)고려전’에서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재 환수를 주도한 YFM은 2008년 젊은 경영인들이 결성한 박물관 후원 모임이다. 2014년 고려 나전경함 등 유물 10점을 박물관에 기증해 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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