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들러 통합 체크, 달라진 보건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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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2곳 시민건강관리센터 호평
대사증후군-내과-금연 상담 등 통합… 주민들 원스톱 방문으로 각종 상담
“제대로 관리받는 느낌” 재방문 늘어

9일 서울 관악구 보건소 시민건강관리센터에 건강상담을 받으러 온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관악구청 제공
9일 서울 관악구 보건소 시민건강관리센터에 건강상담을 받으러 온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관악구청 제공
“어제 저녁에도 귤 네 개랑 단감 하나를 거의 다 먹었거든요….”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보건소 2층 시민건강관리센터(관리센터) 7번 영양상담실. “과일을 너무 많이 먹어도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는 영양상담사의 설명에 김경순 씨(49·여)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 씨는 대사증후군 검사 결과 ‘혈당 수치가 약간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체중이 약 7kg 불어난 김 씨는 과일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 식단을 조절했다. 김 씨는 “좋아하기도 하고 건강에 좋다고 해 무조건 많이 먹었다. 오늘 상담을 받길 잘했다”고 말했다. 이날 관리센터에는 오전 일찍부터 주민 20여 명이 대사증후군 검진 기초 설문지를 작성하거나 피검사와 체내검사 결과지를 들여다보며 상담을 기다렸다.

관악구는 지난해 관리센터 시범 운영 자치구로 선정됐다. 2013년 질병관리본부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관악구 주민은 비만율과 우울감 경험 비율 등 주요 건강지표에서 다른 구보다 비교적 ‘건강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과 당뇨병 관리교육 이수율도 각각 19.2%와 35%로 서울시 평균(26.1%, 39.1%)보다 낮았다.

반면 상급 종합병원이 없어 하루 평균 주민 약 600명이 보건소를 이용했다. 구 관계자는 “보건소에 오는 60, 70대는 고혈압, 당뇨 증세가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약만 타가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며 관리센터 시범 운영사업 공모에 응한 배경을 설명했다.

관악구는 서울시 예산 3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5월 관리센터를 만들었다. 보건소 각 층에 있던 내과, 대사증후군관리실, 금연상담실 등을 한 층에 모았다. 그 전까지는 감기에 걸려 보건소에 오면 2층 내과만 들렀다 갔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생활습관 설문조사부터 각종 검진과 의료 상담, 그리고 운동 및 영양관리까지 ‘원 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접수를 마친 주민은 일반건강관리 설문조사를 시작(1번)으로 채혈과 체내 측정(2번)을 마치고 3번 건강관리 의사실에서 검사 결과를 토대로 상담을 받는다. 혈압이나 혈당이 높으면 어떻게 낮출지 조언도 받는다. 질병이 있으면 진료실(4, 5번)에서 구체적인 진찰을 받는다. 상담 후에는 운동상담실(6번)과 영양상담실(7번)을 차례로 찾게 된다. 또 단계별로 상담실을 따로 둬서 개인 신상이나 내용이 노출될 우려 없이 내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관리센터가 만들어진 뒤 보건소를 다시 찾는 비율도 2016년 30%에서 지난해 46.2%로 높아졌다. 지난해 6월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검진을 받은 노림 씨(64·여)는 “보건소에서 대학병원처럼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현재 25개 자치구 중 12개 자치구 보건소에 관리센터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자가 아픈 ‘부분’만 보지 않고 몸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자는 취지”라며 “관리센터를 2020년까지 전체 자치구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보건소#시민건강관리센터#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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