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원하는 인재 키웠더니… ‘해외 취업門’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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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전문대 해외 취업 두각
전자-경영 등 해외 취업 특별반 운영… 일본IT주문반 5년 연속 전원 취업
방학 때도 하루 8시간씩 현장 실습… 일본 기업서 찾아와 특강 열기도

8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강의실에서 나승욱 지도교수(왼쪽)와 일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이 연수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8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강의실에서 나승욱 지도교수(왼쪽)와 일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이 연수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가 해외 취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일 영진전문대에 따르면 올해 전자정보통신계열 졸업생 32명 가운데 일본 진출을 준비했던 19명 전원이 정보기술(IT)과 반도체 회사 등에 취업을 확정했다. 이 계열은 2015년 반도체와 전기전자 분야를 특화한 2년 과정의 일본 취업 특별반을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1기 졸업생 가운데 4명이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에 일본 ㈜리크루트R&D스테핑에 합격한 신상규 씨(27)는 대구지역 4년제 대학 출신이다. 이 회사는 전문인력 운용과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다. 신 씨는 “영진전문대가 일본 취업에 강하다는 기사를 보고 입학했는데, 평소 익히고 싶었던 전자공학으로 진로를 정하고 해외 취업에 대한 열망으로 꿈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같은 회사에 합격한 이준형 씨(28)는 충남지역 국립대 출신이다. 이 씨는 “면접 때 일하고 싶은 분야를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현장 경험을 꾸준히 쌓아서 글로벌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합격자들은 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일본 요코하마(橫濱)에 있는 전기전자 관련 개발연구소에서 연수를 받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연수사업 K-MOVE스쿨의 지원을 받아 시스템 및 프로그램 개발 분야를 미리 경험하고 일본의 직장 문화를 익히기 위한 과정이다. 나승욱 지도교수(48)는 “해외 취업은 방학 기간에도 하루 8시간씩 현장 실습을 하고 일본어 수업을 하며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힘을 쏟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2기 학생들은 K-MOVE스쿨 사업의 국고 지원 덕분에 알차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전자를 비롯해 기계, IT, 경영, 반도체 등 해외 취업 특별반 7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48개 회사에 163명이 취업할 예정이다. 일본 진출이 가장 많다. 기계설계 46명, 관광서비스 20명, 전자 및 반도체 19명, 사무 및 무역 6명, 웹디자인 및 건축 각 2명 등이다. 이 밖에 호주 지역 호텔에 19명이 취업한다.

이 대학은 10년 전부터 해외 취업을 시작했다. 2007년 개설한 일본IT주문반이 대표적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졸업자 전원이 취업하는 등 지금까지 192명의 해외 취업자를 배출했다. 2009년 개설한 일본기계자동차반은 지난해까지 125명이 일본에 진출했다. 기업 주문식 교육을 바탕으로 과목을 개설하고 취업 전략을 특화한 성과다.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6년부터 전국 전문대 가운데 이례적으로 자체 박람회도 열고 있다. 취업한 선배들이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참가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2016년보다 20%가량 증가한 21개 기업이 참가했다.

일본 기업은 영진전문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학교 강의실을 찾아 회사를 소개하고 필요한 인재상을 적극 알린다. 지난해 10여 차례 특강을 열어 호응을 얻었다. 기계전자 전문기업 ㈜OSP의 야마시타 후미히로(山下文寬) 인사부장은 “영진전문대 출신은 꿈과 의욕, 도전정신을 강조한 우리 회사의 인재상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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