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크롱도 ‘자금성 접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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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때처럼 직접안내 계획… 100억달러 규모 경협보따리 준비
마크롱, 시진핑에 기병대 말 선물… 서로 극진한 배려로 우호 과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으로 8일 중국 시안(西安)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진시황 병마용 관람으로 2박 3일 국빈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양국 모두 상대국에 대해 큰 배려를 하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을 첫 행선지로 택한 것은 중국 고대 문명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구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유럽과 아시아를 철도와 바다로 잇는 1조 달러(약 106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 지나친 중국의 팽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전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이 철도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며 프랑스가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힘을 실어줬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시작에 맞춰 8일 프랑스 공화국 수비대 기병대 말을 시 주석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2014년 파리 방문 당시 자신을 호위한 기병들에 매료됐다는 얘기를 듣고 특별히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0월 시진핑 집권 2기를 시작한 이후 첫 유럽 강대국 정상을 맞는 중국 역시 국빈 방문하는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 당시 생략했던 양국 정상 기자회견을 갖는 것을 비롯해 환영의식, 정상회담, 협정 서명식 등이 마련돼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했듯이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자금성을 산책하며 직접 안내할 계획이다.

시 주석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도 푸짐하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6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50여 건의 경제·무역 협정을 맺을 계획이다. 중국 언론은 항공기재그룹(CASHC)이 프랑스 에어버스와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구매하는 등 총 100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 규모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중국은 9일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기후변화 대응,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예정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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