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텔 제치고 반도체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작년 점유율 14.6%… 25년 아성 깨, 매출 전년보다 53% 뛰어 65조원
SK하이닉스도 사상 첫 3위 올라
칩 결함 파문 인텔 “보안 업데이트”

컴퓨터 반도체 칩 보안 결함 파문에 휩싸인 인텔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도 1위에 등극한 지 25년 만에 삼성전자에 내줬다.

인텔은 4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를 피할 수 있는 보안패치를 개발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말까지 최근 5년 내 생산된 제품 90% 이상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인텔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일제히 자사 제품들이 이번 칩 보안 결함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발표해 파문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MS는 결함을 막을 운영체제(OS) 보안 업데이트를 마련 중이다.

인텔은 수개월 전부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2500만 달러(약 266억 원) 상당의 보유 주식을 매각한 점도 뒤늦게 불거지며 논란은 더 확산될 조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텔은 1992년부터 지켜왔던 반도체 시장 왕좌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612억 달러(약 65조 원·점유율 14.6%)였다. 인텔은 같은 기간 6.7% 성장하는 데 그쳐 577억 달러(13.8%)로 2위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283억 달러(점유율 6.3%)로 미국 퀄컴과 브로드컴을 누르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에 주력했던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가 모바일로의 시장 흐름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승기를 쥘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시장 1위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업체들의 설비 확충 여파로 삼성전자 주력인 메모리칩 가격이 올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인텔#반도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