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두 남녀의 자서전이 맺어준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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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숨진 칼라니티-리그스… 그들의 남겨진 배우자들 서로 위안 주고받다 연인으로

폴 칼라니티의 부인 루시(왼쪽)와 니나 리그스의 남편 존.
폴 칼라니티의 부인 루시(왼쪽)와 니나 리그스의 남편 존.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사람이 삶을 돌아보며 쓴 두 권의 책이 새로운 인연을 탄생시켰다.

2016년 폐암 판정을 받고 자신의 생을 돌아본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남겨 국내외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 그리고 유방암 판정을 받은 뒤 2017년 삶의 마지막 기록인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책을 펴낸 니나 리그스. 세상에 남겨진 폴의 부인 루시(38)와 니나의 남편 존(41)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놀라운 인연은 지난해 2월 니나의 임종 직전에 시작됐다. 니나는 혼자 살아갈 남편을 걱정하며 “비슷한 일을 겪었던 칼라니티에게 연락해보라”는 유언을 남겼다. 2015년에 남편을 잃은 루시는 이듬해 니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시한부 삶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칼럼을 보고 연락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니나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 후, 존은 유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루시에게 어떻게 하면 밤잠을 설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미쳐 버리지 않을지 e메일로 조언을 구했다. 니나는 ‘추도사 작성에 집중하고 진정제를 섭취하라’는 답을 보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견뎌내기 위해 존은 e메일을 날마다 보냈고 루시는 점차 그의 새로운 생명줄이 돼줬다. 수백 통의 e메일을 주고받은 지 두 달이 지났을 무렵 캘리포니아주에 살던 루시가 존이 살던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근처로 출장을 가면서 첫 데이트가 성사된다. 루시는 “(첫 만남 때) 우리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껴안았다”고 회상했다.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현재까지 사랑을 키워 가고 있다. 두 사람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지만 떠나간 배우자들이 맺어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칼라니티#리그스#배우자#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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