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만 가면 꾸벅꾸벅… 이산화탄소 때문이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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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2곳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이틀에 하루꼴로 유지기준 넘어 “사람 많이 모이는 공간 환기 중요”

장소 특성상 사람이 많고 환기가 어려운 도서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졸리고 답답할 뿐만 아니라 두통까지 느낄 수 있다. 동아일보DB
장소 특성상 사람이 많고 환기가 어려운 도서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졸리고 답답할 뿐만 아니라 두통까지 느낄 수 있다. 동아일보DB
도서관에서 책만 펼치면 스르르 잠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부하러 갔다가 기껏 잠만 자고 왔다며 자신의 의지 부족을 탓할 수 있지만 꼭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밀폐된 도서관 열람실에는 ‘졸린 공기’가 가득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은 지난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자동측정망이 설치된 서울과 인천 도서관 2곳의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2014∼2016년 두 도서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실내공기 유지기준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는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미세먼지(PM10), 포름알데히드와 함께 실내공기 유지기준 항목에 속해 있다. 이산화탄소의 유지기준은 일평균 최고 1000ppm(공기 1kg당 1000mg의 비율) 이하다.


하지만 두 도서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틀에 하루꼴로 이 기준을 넘어섰다. 2016년 서울의 한 도서관 이산화탄소 농도는 유지기준을 넘은 날이 무려 257일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유지기준의 2배인 2000ppm을 넘은 날도 일주일에 한 번꼴이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모인 공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보통 700ppm이다. 2000∼5000ppm이면 실내공기 오염기준상 ‘상당히 불량한 상태’로 일반 사람들은 답답함을, 민감한 사람들은 두통을 호소할 수 있는 수치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한 번 숨을 쉴 때 들이마시는 산소량이 그만큼 줄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오게 된다. 자동차 창문을 닫고 오래 운전하면 졸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보통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을 넘으면 졸음이 오기 시작하고 5000ppm을 넘으면 숨쉬기 답답해진다. 4만 ppm을 넘으면 호흡중추를 자극해 산소결핍장애가 발생하고 호흡곤란이 온다.

도서관 열람실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은 자주 환기를 해줘야 한다. 공기정화시설을 잘 갖추고 수시로 청소하는 것도 필수다. 이 의원은 “도서관 특성상 자주 환기하기 어렵다면 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내 공기 자동측정망 등 감시시스템도 더 확충해야 한다. 매일 측정값이 공개되는 실외 공기질 기준과 달리 실내 공기질은 모든 시설을 일일이 측정해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독이 소홀할 수밖에 없다. 반면 사람들은 겨울철 하루 80∼90%를 실내에서 보내는 만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실내 공기질이 훨씬 크다. 좀 더 촘촘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도서관#이산화탄소#도서관 이산화탄소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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