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日은 임금 올려줘도 사람을 못 구한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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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의 기계장비회사인 얼트러머신은 주 7일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임금을 25%나 올려주겠다고 해도 주말 근무자를 못 구한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규제 3개 신설에 67개를 폐지할 만큼 대대적 규제 철폐 조치로 ‘러스트 벨트’까지 일자리가 돌아온 것이다. 파격적 감세로 21%의 연방 법인세율이 적용되자 투자 증가를 예상한 AT&T, 웰스파고 등 기업에선 감세 보너스를 나눠주는 등 벌써 ‘트럼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만이 아니다. 아베노믹스 5년을 맞은 일본도 호황을 맞으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유효구인배율이 1.56배(구직자가 100명이라면 일자리는 156개가 있다는 뜻)로 4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는 임금 인상 등에 협조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20%까지 인하하는 특별 세액공제안까지 마련했다. 프랑스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성공한 유연한 노동시장 개혁 정책으로 지난해 10월 실업률이 9.4%로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기업이 투자에 나서면서 나타난 선순환의 결과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인들은 노사문제를 비롯한 반(反)기업 정책으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8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에서 응답기업 10곳 중 7곳꼴로 “올해 노사관계가 작년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지난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추진하던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와 취업규칙 변경 등을 폐기했다. 대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계가 동시에 받아들이기 힘든 노동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노사 균형을 맞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노동입법을 담당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전체 의원(16명) 가운데 6명이 노동계 출신이다. 오죽했으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국회에 기업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을 했겠나.

어떤 나라에서는 일자리가 늘고 임금도 오르는데 어떤 나라는 반대로 가는 이유는 알고 보면 단순하다.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장애물을 치워주고 세금까지 깎아주면 일자리는 늘어난다. 노조에 구조조정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이야기조차 못하면서 공무원 늘리기로 일자리를 메우려는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는 결국 민간 기업의 몫이다.
#일자리#노사문제#반기업 정책#노동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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