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영화 ‘1987’ 아무나 함께 봅시다” 상영관 통째 빌린 40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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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한 극장. 영화 ‘1987’ 상영 직전이었다. 한 남성이 스크린 앞에 섰다. 건축설계업자 박재석 씨(44)였다. 박 씨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영화 보시면서 행복하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관객들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객석 170석의 상영관을 채운 관객 170명은 박 씨에게서 ‘티켓’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박 씨가 인터넷에 올린 ‘상영관 하나를 통째로 빌렸으니 아무나 와서 관람하라’는 글을 보고 영화관을 찾았다. 박 씨는 29일 이 영화를 본 뒤 이벤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박 씨는 오전 10시경부터 매표소 앞에서 ‘행복하세요’라는 ‘암호명’을 대는 사람에게 티켓을 나눠줬다. 박 씨는 “밥벌이에만 신경 쓰다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윗세대가 희생해 만든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같이 보고자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영화관#1987#상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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