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효과’ 박원순 선두… 유승민-황교안-안철수 2위그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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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새해 특집/정부수립-헌법제정 70년 여론조사]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


역대 서울시장 중 처음으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여야 경쟁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은 그동안 ‘3선 연임의 피로감’ ‘실적 부재론’ 등 여러 부정적 평가에 시달렸지만 여론조사 결과 경쟁구도별 지지율, 시정평가 등에서 앞섰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를 만한 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구가 지역구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다크호스’로 서울시장 후보 2위로 올라선 만큼,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든지 다른 바람이 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2위와 트리플 스코어 차, 독주하는 박원순

동아일보가 서울시민 834명을 상대로 한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여야의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한 다자대결 구도에서 박 시장은 32.1%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박 시장에 이어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1.1%를 얻은 2위였지만 박 시장과 세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유 대표에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8.6%),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7.2%),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4.6%),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4.5%) 등 순서로 지지를 얻었다.

현 정당 지형을 반영한 정당 후보 간 3자 대결에서도 박 시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사람은 45.3%, 한국당 후보 12.3%,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후보 10.3%였다. 야권이 모두 단일화해 여야 일대일 대결 구도가 이뤄졌을 때 역시 민주당 후보가 47.3%, 야권 단일후보 20.9%를 얻어 민주당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원내외 현역 의원들이 대거 도전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현재로선 싱거운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시장이 38.3%를 얻어 박영선(14%) 우상호(2.6%) 민병두 의원(1.2%)을 큰 차이로 제쳤다.

박 시장의 직무평가 항목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3%에 달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23.7%였다. 박 시장 1인 독주 현상은 4년 전 2014년 지방선거 여론조사 및 선거 결과와 비교해 볼 때도 두드러진다. 당시 여론조사들에선 박 시장(45% 전후)에 대항한 정몽준 전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35∼40%)의 맹추격 구도가 선거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선거 결과 박 시장이 56.1%, 정 전 의원은 43%를 얻었다.

○ 경쟁력 보인 황교안, 뜨는 유승민

박 시장의 독주 현상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결과도 몇 개 있었다. 우선 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는 주자 중 황교안 전 총리의 경쟁력이 가장 앞섰다.

3자 구도의 틀을 유지한 채 각 정당 후보를 특정한 가상대결에선, 박원순(44.1%) 황교안(16.7%) 안철수(12.8%) 순이었다. 정당만을 선택지로 제시했을 때보다 황 전 총리를 특정했을 때 4.4%포인트가 더 올라갔다. 한국당 후보가 황 전 총리가 아닌 나경원 의원이 됐을 경우엔 박원순(45.1%), 나경원(13.2%), 안철수(13.2%) 순으로 황 전 총리의 경쟁력이 나 의원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한국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황 전 총리가 15.5%, 나 의원이 12.9%, 홍정욱 전 의원이 6.6%를 얻었다. 그러나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항목을 선택한 이들도 46.7%나 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황 전 총리를 후보로 내세우면) 탄핵 (심판) 선거가 된다”며 여전히 부정적이다. 홍 전 의원이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한국당 내 복잡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다자 대결에서 서울시장 후보 2위에 오른 것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보다 유 대표가 가져갈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유 대표를 선택한 이들은 바른정당 지지층(49%) 외에도 민주당(8.4%)과 한국당(6.9%), 국민의당 지지층(5.7%)에도 있었다. 반면 안 대표를 선택한 한국당(1.7%)과 민주당 지지층(3.4%)은 상대적으로 얇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 대표의 부상에 대해 “수도권의 젊은 중도·보수 지지층과 나아가 한국당 지지층까지 안 대표보다는 유 대표가 더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배 본부장은 박원순 독주 현상에 대해 “정권 교체 등 중앙정부의 혼란을 겪은 유권자들의 안정 희구 성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 새 인물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만한 대선 주자급 경쟁자들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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