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젊은 만화작가 5인의 작품과 고민 엿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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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만화가에게 묻다/위근우 지음/220쪽·1만5000원·남해의봄날

‘작가의 이야기는 어떻게 독자를 사로잡는가’라는 부제로 인해 사례와 결론을 담은 분석 글을 예상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생활 속 사소한 질문부터 심오한 작품세계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질문과 대답이 오고간 인터뷰에 가깝다. 그러나 젊은 만화가들의 속내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춘추전국시대 같은 만화계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이거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 여러 번 생길 것이다.

대중문화 전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웹툰과 애니메이션 등 만화 분야 젊은 작가 5인을 인터뷰했다. 왜 만화를 시작하게 됐는지 불편한 것과 아쉬운 것은 무엇인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 행복하게 하는 것을 묻는다.

고민이 없다면 좋은 작품도 없다. 여성의 심리를 여자보다 더 잘 아는 작품으로 유명한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는 연애 상대에 분노하기 전에 ‘무엇이 문제였을까’ 차분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실연을 당했을 때 오히려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 계약직 젊은 여성의 삶을 소소하지만 재밌게 그린 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의 김정연 작가는 ‘늘 약자를 희화화하지 않는 유머 코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고 했다.

저자는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등 젊은 유명 작가뿐 아니라 번외로 만화계 대선배인 윤태호 작가도 만나 인터뷰했다. 다른 세대의 작가들이 빠져 있는 것, 도전하려는 것, 힘들어하는 것 등 지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작가 지망생이나 만화 팬들뿐 아니라 익숙한 듯 늘 새로운 만화라는 분야의 알려지지 않은 속살을 엿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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