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축구의 전설, 대통령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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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웨아, 라이베리아 대선 승리
빈민가 출신의 세계적 축구 스타… 73년만에 민주적 정권교체 이뤄
“변화는 계속될 것” 당선 트윗

전설적인 축구 스타 조지 웨아(51)가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웨아는 1944년 라이베리아 건국 이후 73년 만에 역사적인 민주적 정권 교체의 주인공이 됐다.

라이베리아 국가선거관리위원회(NEC)는 26일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 결과 웨아 후보가 신임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개표가 98.1% 진행된 28일 오후 4시 기준 웨아 후보는 61.5%를 득표했다. 집권 통합당 후보인 조지프 보아카이 부통령(72)은 38.5%에 그쳤다.

스포츠 스타 출신 정치인은 많았다. 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는 필리핀의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디빌더 출신으로 할리우드 액션 스타였던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오른 건 웨아가 처음이다.

라이베리아 대중은 웨아의 성공 스토리를 동경했고, 정치에 대한 그의 진정성에 감동했다. 웨아는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 최악의 빈민가로 꼽히는 클래라타운에서 태어났다. 배고픔과 싸우며 축구 선수 생활을 하던 그는 당시 프랑스 리그앙 AS 모나코 감독이던 아르센 벵거의 눈에 띄어 유럽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다.

웨아는 파리 생제르맹(PSG), AC 밀란,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활약했다. 특히 AC 밀란으로 이적한 1995년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 그해 그는 아프리카 선수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웨아는 ‘흑표범’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웨아는 2003년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5년 대선에서 엘런 존슨설리프 현 대통령과 대결해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엘리트층은 미국 하버드대 출신인 존슨설리프 후보와 달리 변변한 고등학교 졸업장조차 없다며 웨아를 조롱했다.

지난해 4월 두 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웨아는 달랐다. 그는 2006년 40세의 나이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고, 2011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브라이대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후에는 행정학 석사를 땄고, 2014년 라이베리아 몬트세라도의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웨아는 대선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빈곤의 희생자였다”며 빈곤 퇴치와 교육권 강화,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트위터를 통해 “모든 국민의 감정을 깊이 느끼고 있다”며 “나의 막중한 임무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알고 있다.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조지 웨아#라이베리아#대통령#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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