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가구주 ‘허리 휘는 독립생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전월세값 오르는데 취업은 별따기
가처분소득 3년째 줄어 2814만원… 빚은 1년새 42% 급증해 2385만원

20대 청년 가구주의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은 점점 불어나는데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 학자금 대출을 갚을 길은 막막하고 전·월세 등 주거비용은 증가하는데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진 탓이 크다. 부모 형편이 괜찮으면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여러 이유로 독립해 사는 20대는 ‘계층 이동 사다리’에 올라타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25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 조사한 ‘2017년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세 미만인 가구주의 소득은 3279만 원이었다. 1년 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쳐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세금, 국민연금 등을 뗀 뒤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을 뜻하는 처분가능소득은 3년 연속 감소했다. 2013년 2963만 원이었던 30세 미만 가구주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2814만 원으로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이 2015년보다 줄어든 연령대는 30세 미만이 유일했다.

30세 미만 가구주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반면 빚은 다른 어느 연령대보다 크게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이들의 부채는 2385만 원으로 전년보다 41.9% 늘어났다. 결혼, 출산 등으로 빚을 많이 지는 30대가 전년보다 부채가 16.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빚 증가율은 매우 큰 셈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0대 상당수가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주거비용 부담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민간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답”이라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박희창 기자
#취업#독립#20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