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아들 언급에…세월호 유족 “눈물 겹다…당신은 손 잡을 자식이라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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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0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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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오·유경근 씨 트위터
사진=김영오·유경근 씨 트위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19일 “식물인간 아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며 울먹인 것과 관련,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영오 씨와 유경근 씨는 “눈물 겹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의 환자인 제게 남은 소망은 늙은 아내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으로 4년간 병석에 누워 있는 쉰세 살 된 아들 손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김 전 실장의 장남은 2013년 12월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 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춘 대원군 식물인간 아들 손잡아주고 싶다고요. 눈물 겹네요”라며 “저도 유민이 손 잡고 싶습니다. 그런데 유민이가 내 곁에 없네요.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던데”라고 꼬집었다.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씨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식물인간이나마 손 잡아줄 자식이라도 있지!!!”라고 원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청와대가 침묵하도록 주도한 의혹을 받았다. 또 고(故)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남겨진 ‘세월호 인양-시신인양×, 정부책임, 부담’이라는 메모 때문에 김 전 실장이 시신 인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 ‘김영오 단식 중단에 대해 언론이 비난 논조로 가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 등도 받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시신 인양 관련 의혹에 대해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아들을 언급하면서 “제 자식도 죽어 있는 상태인 마당에 제가 왜 그런 말을 하겠느냐.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항변한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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