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 ‘하늘 길’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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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공군비행장에 민간항공 건설… 기존 활주로 활용 2023년 취항 목표
해양관광-황해권 경제 활성화 기대

충남에 하늘길이 열린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서산 공군비행장에 민간항공을 건설하는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12일 밝혔다.

서산 해미비행장 11.9km²에 민항 시설을 설치하는 이 사업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2022년까지 사업을 완료한 뒤 2023년 취항하는 게 목표다.

○ 2023년 서산공항 취항

충남은 전국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공항이 없는 지역이었다. 도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중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나자 서산시 고북면과 해미면 일원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 민간공항을 유치하기로 했다. 2000년 이 구상을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하는 데 성공했지만 곧바로 불어닥친 경제 불황으로 항공 수요가 크게 줄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충남도는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 국내 경제 규모 확장 등으로 항공 수요가 다시 크게 늘어남에 따라 민항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사전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서산공항 건설 사업은 비용편익 비율(B/C) 3.53으로 경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석완 도 국토교통국장은 “신공항과 달리 기존 활주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17년 만에 지역 숙원이 해결되면서 드디어 충남의 하늘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 타당성 검토에서 2023년 서산공항의 장래 항공 수요는 약 37만 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항공의 수송 실적으로 볼 때 전국에서 10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 중국 교류 활성화 기대

정 국장은 “현재 공항이 없는 서해안권과 내륙권에서 인천공항이나 청주공항까지 가려면 2시간 이상 걸리지만, 서산 민항을 이용할 경우 30분 이내면 가능하다”며 “장항선이 복선전철화되고 서산공항이 생기면 충남은 입체적 광역교통망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항은 주변 서산과 태안, 당진 등 해양 관광을 촉진하고 환황해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고북면과 해미면 일대 공군비행장에 여객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등 부속시설을 갖추고 민항 취항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서산은 환황해권 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민항이 생기면 그 파급 효과가 충남의 내륙에도 미쳐 2015년 백제문화 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와 부여의 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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