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O, 北주변 비행금지구역 설정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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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항공기 위협 우려 확산… 유럽 항공사들 항로 변경 잇달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항공기 운항을 위협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북한 영공 주변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알렉상드르 드 쥐니아크 국제민간항공수송협회(IATA) 회장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IATA 본부에서 “ICAO와 북한 영공 주변을 비행하는 항공기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ICAO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ICAO가 북한에 안전 규정을 준수해 미사일 실험을 미리 공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공지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IATA는 전 세계 항공교통의 83%를 차지하는 265개 항공사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이 같은 논의는 북한 영공 주변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오던 홍콩 항공사 캐세이패시픽 CX893편 여객기 승무원들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의 폭파 및 분해를 가까운 곳에서 목격했다고 말했다. SCMP는 캐세이패시픽 여객기가 북한 미사일을 목격한 같은 날 대만 항공기 2대와 일본 항공기 1대도 화성-15형 낙하 지점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독일 루프트한자와 프랑스 에어프랑스 등 유럽의 일부 항공사는 항로를 변경하거나 북한 영공 주변의 자체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도 5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라 서울∼로스앤젤레스 노선의 항로를 변경했다. 북한 미사일이 낙하한 동해는 매일 수백 대의 비행기가 아시아와 북미를 오가는 주요 노선에 속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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