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월미은하레일’ 궤도차량으로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존 교각시설 활용 2019년 개통
차량 2대 1편성으로 연결해 운행… 무인자동운행 시스템 갖춰

2019년 상반기 개통 예정으로 제작되는 월미은하레일 궤도차량 가상도. 국내 최다 23명을 태우는 무인자율운행시스템 궤도차량으로 빅데이터, 궤도드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2019년 상반기 개통 예정으로 제작되는 월미은하레일 궤도차량 가상도. 국내 최다 23명을 태우는 무인자율운행시스템 궤도차량으로 빅데이터, 궤도드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부실시공으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 철거까지 검토되던 인천 중구 월미은하레일이 기존 교각을 활용한 궤도차량으로 운행한다. 인천교통공사는 4일 “23인승 객차 2대로 궤도차량을 특수 제작해 2019년 상반기 개통 예정”이라고 밝혔다.

궤도차량은 무인자동운행 시스템을 갖춘다. 차량 2대 1편성(정원 46명)으로 평균 시속 14.4km다. 공사는 국제공모에 입찰한 3개 업체 가운데 ㈜대림모노레일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본계약을 체결한다.

대림모노레일은 1일 공사 영상회의실에서 ‘월미은하레일 활용 민관합동TF 보고회’를 갖고 궤도차량 제원과 구간 등을 설명했다.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월미도까지 6.1km를 순환하는 궤도차량이 비공개 심사 이후 처음으로 공개됐다. 궤도차량은 전기가 아닌 배터리를 자동 교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날 보고회에서 민관합동TF 민간위원은 “국내 모노레일 가운데 배터리 방식은 대개 정원 8명 이내의 차량에만 적용된다. 23명이 정원인 모노레일에는 한 번도 배터리 방식을 쓰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대림 측은 “배터리 무인운행 시스템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며 배터리를 소형화하는 기술이 발달해 안전사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차량 외부에 장착하는 배터리는 자동 교환할 수 있게 해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도 주장했다.

궤도차량은 국내 처음으로 3선 레일을 다니게 된다. 사고가 잦던 기존 Y자형 레일을 철거하고 3개 레일을 다시 깐다. 대림 관계자는 “양쪽 레일에 유도 장치를 달고 중간 레일에는 고무바퀴가 지나도록 하기 때문에 차량 소음과 승차감이 국내 모노레일 중 최상급”이라고 강조했다.

또 궤도차량은 지능형 신호통신 체계를 갖추고 진동 풍향 풍속을 실시간 계측하는 레일드론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 대림 측은 궤도차량보다 작은 모노레일 시스템을 경북 구미시 에코랜드와 경남 거제시 ‘포로수용소’에 설치했다.

레일은 전 구간 대피로와 결빙방지용 열선 등을 갖춘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승객들이 차량 비상문을 열고 대피로를 따라 피신할 수 있는 구조다. 월미은하레일은 현재 지상에서 평균 8.7m, 3층 건물 높이에 설치돼 있다. 궤도차량을 타면 인천항 8부두와 월미도 앞바다가 내려다보인다. 6.1km 구간의 절반 정도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1차로 180억 원을 들여 새로운 궤도를 설치하고 차량 10대를 제작한다. 공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배차간격 8분 30초로 하면 구간을 한 바퀴 도는 데 34분가량 걸린다. 관광수요가 늘어나면 차량을 더 제작해 운행간격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가 853억 원을 들인 월미은하레일은 2009년 개통하려고 했으나 시험운전 도중 안전사고가 잦아 정상 운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났다. 시설물을 개조해 레일바이크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무인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궤도차량을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월미은하레일#궤도차량#대림모노레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