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 오뚝이’ 이준형, 손에 잡히는 평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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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대표 2차 선발전도 우승
2년 슬럼프 딛고 차준환 또 눌러
여자는 최다빈 선두 유지했지만… 출전자격 없는 13세 유영 1위 올라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오뚝이’ 이준형(21·단국대)은 경기를 마친 뒤 빙판 위에 털썩 앉았다. 고개를 뒤로 젖힌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부담이 컸지만 연기를 잘 마친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준형은 3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끝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 2차 선발전 및 KB금융 피겨 코리아 챌린지 2차 대회 남자 싱글에서 총점 230.40점으로 우승했다. 그는 1차 선발전(7월)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평창 올림픽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 남자 싱글은 올림픽 출전권 1장을 가지고 있다. 최종 대표 선발은 1, 2차 선발전과 3차 선발전(내년 1월)의 합산 점수로 결정된다.

1, 2차전 합산 459.12점을 기록한 이준형은 라이벌인 차준환(휘문고·1, 2차 합산 431.58점)과의 격차를 27.54점으로 늘렸다. 1차 선발전 3위였던 차준환은 2차 선발전에서 장기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 등에서 실수를 범하며 총점 224.66점(2위)을 기록해 추격에 실패했다.

2015년 교통사고에 따른 허리 부상으로 2년여간 슬럼프에 빠졌던 이준형은 1차 선발전 우승으로 부활을 알렸다. 고득점을 달성하는 데 필수인 4회전 점프를 장착하지 못한 그이지만 안정적 연기와 섬세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국가대표 선발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린 그는 3차 선발전에서 4회전 점프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올림픽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4회전 점프 장착이다. 이준형은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한 개 정도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서는 1차 선발전 우승자 최다빈(17·수리고)이 선두를 유지했다. 그는 이날 총점 168.37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다투는 선수 중에서는 1, 2차전 합산 350.16점을 기록해 1위를 유지했다. 합산 점수 2위는 김하늘(333.35점)이다. 한국 여자 싱글은 2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날 여자 싱글에서는 나이 제한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설 수 없는 유망주들이 포디움(시상대)을 휩쓸면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영(13)은 김연아(은퇴) 이후 국내와 국제 대회를 통틀어 여자 싱글 최고점인 197.5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예림(185.56점)과 임은수(177.43점·이상 14)는 각각 2, 3위로 마쳤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은반 오뚝이 이준형#2018 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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