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컴컴한 수장고서 유물과 씨름하는 보존 과학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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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동안 풀리지 않은, 그러나 꼭 풀어야 할 난제입니다.”

이용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경북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비단벌레 장식 안장 뒷가리개’의 보존처리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날개 장식이 금속, 나무판과 밀착돼 떼어내기 힘든 데다 외부 공기에 닿는 순간 변색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75년 8월 황남대총 남쪽 무덤에서 발견된 뒷가리개는 햇빛을 차단한 채로 글리세린 용액에 담겨 40년 넘게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유기물인 곤충 날개는 외부 환경에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비단벌레 2000여 마리의 날개로 장식돼 영롱한 빛깔을 뽐내는 1급 유물이지만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최근 금관총 출토 말다래(말안장 아래 늘어뜨리는 판)에서 비단벌레 날개 장식을 발견한 것은 황남대총 뒷가리개 보존처리 연구 과정에서 이뤄낸 쾌거다. 증상을 알아야 처방할 수 있듯, 신라 각 마구(馬具)에 비단벌레 날개가 어떻게 장식됐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컴컴한 박물관 수장고에서 씨름하고 있을 보존 과학자들이 건투하기를 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보존 과학자#비단벌레 장식 안장 뒷가리개#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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