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표 감세 법안’ 美상원 통과… 법인세 15%P 인하… 31년만에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주당 전원 반대에도 51:49 가결… 10년간 세수 1635조원 줄어들어
‘오바마 케어’ 폐지도 탄력받을듯… 트럼프 “2020년 대선 적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세재개혁 법안(감세 법안)’이 미 상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이 주요 내용을 유지한 채 통과될 경우 미국 정부는 10년간 약 1조5000억 달러(약 1635조 원)의 세금을 덜 걷게 된다.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가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 재계와 금융시장,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법인세 대폭 인하 같은 대규모 감세 조치를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는 감세 법안을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가결시켰다. 야당인 민주당은 기업과 소수의 부자에게만 유리한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상원의원 전원(48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52명의 상원의원을 보유한 공화당에 밀렸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밥 코커(테네시)만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표 감세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려면 상원과 하원의 조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하원이 각각 다른 감세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양원협의회’에서 단일 법안을 마련한 뒤 다시 상·하원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입법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단계로 여겨졌던 상원을 통과했기 때문에 이번 감세 법안이 현실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상·하원의 감세 법안은 개인 소득세 과표 구간과 세율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15%포인트 낮추는 내용은 같다. 전체 세금에서 법인세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개인 소득세를 둘러싼 차이는 큰 변수가 못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상·하원은 ‘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과 관련해서는 각각 다른 내용을 감세 법안에 담고 있다. 트럼프가 원하고 있는 폐지 관련 내용은 상원만 언급하고 있다. 상·하원 협의 과정에서 이 조항이 살아남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법안 입법화 과정에서 ‘오바마케어’의 근간인 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 폐지까지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2020년 대선 캠페인 모금행사에서 감세 법안 통과로 고무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가 있기 전에는 2020년 대선에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대적할 수 없다”며 “지금 시장, 기업, 일자리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들이 그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감세에 반대표를 던진 것에 대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감세#법안#미국#트럼프#법인세#오바마 케어#민주당#가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