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도 천차만별… “증상따라 치료방법 달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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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겨울철 ‘인후염’ 자주 발병… 이물감-목마름-가벼운 기침 증세
가습기나 젖은 빨래로 습도 유지해야

10월 서울 용산구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인과 쪽방촌 노인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독감으로 223명이 숨졌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백신이 있어 70∼90% 예방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는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10월 서울 용산구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인과 쪽방촌 노인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독감으로 223명이 숨졌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백신이 있어 70∼90% 예방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는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우리는 평생 감기에 몇 번이나 걸릴까. 매년 성인은 2∼4번, 어린이는 6∼8번 걸린다. 연평균 3번씩만 걸린다고 가정해도 평생 200번 넘게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감기도 염증 부위마다 증상이 다르고 아예 다른 질환인 독감일 수 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이유다.

○ 목감기? 정확한 이름은 ‘인후염’


감기는 상기도인 코, 인두, 구강, 후두에 걸리는 모든 바이러스성 염증을 일컫는다. 아데노바이러스나 리노바이러스 등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환절기나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내내 걸릴 수 있다.

감기라고 하면 대부분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는 증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목이 아픈 증상과 콧물이 나는 증상은 별개다. 이 중 목이 아픈 것은 상기도 가운데 인두(입과 식도 사이의 통로), 후두(식도 입구에 있으며 성대가 자리함) 점막에 염증이 생긴 인후염(인후두염)이다. 흔히 ‘목감기’라고 알고 있는 질환으로, 건조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인후염에 걸리면 초기에는 목에 이물감, 목마름, 가벼운 기침 같은 증세를 보인다. 심해지면 열과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가래가 많아지면서 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목소리는 쉰 것처럼 변한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인후염일 경우 일주일가량 앓다가 자연스럽게 낫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균이나 무리한 성대 사용에 따른 염증이라면 만성일 수 있다. 장기간 공해 물질이나 음주, 흡연에 노출되면 만성화된다. 드물지만 위액이 인두까지 역류한 역류성 인후염은 점막이 커지고 후두 연골 부분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인후염이 의심되면 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먹거나 안정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집 안에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를 걸어 두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투병 기간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리가 감기라고 부르는 것에는 부비동염이나 편도염 등이 있다. 부비동염은 코 안쪽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감기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흔히 ‘코감기’라고 하는데 심하면 축농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독감≠독한 감기, 접종으로 예방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전신 근육통 △두통 △(초기에) 가래 없는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가 아닌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influenza)라 불리는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는 ‘추위의 영향(influenza di freddo)’이라는 이탈리아 말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감기와 달리 계절성이 뚜렷하다. 독감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기 때문에 환절기에서 겨울철로 가는 계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기는 전신 증상이 거의 없고 코와 목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독감은 39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근육통, 소화불량 같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것이 끝날 무렵 호흡기 증상으로 이어진다. 심하면 경련, 혼수상태, 급성기관지염, 폐렴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223명이 사망했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은 예방접종을 통해 70∼90%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들은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발병 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만성 폐·심장질환자 △집단 시설 치료·요양·수용자 △만성 간·신장·신경근육질환자 등이 예방접종 대상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장시간 기다리지 않는 가까운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접종 후 20∼30분은 몸에 이상이 없는지 잘 살피고 접종 부위 통증, 부종, 근육통, 발열과 같은 경미한 반응은 괜찮지만 고열이나 호흡 곤란, 두드러기,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인후염#독감#감기의 증상#겨울철 습도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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