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단거리 많이 뛰면 장거리 우선 배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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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골라태우기 근절안 시행… 잦은 콜 거부땐 일정시간 배정 안해

25일 오전 1시 30분경 서울 중구 지하철 동대입구역 근처. 모임이 끝난 뒤 정모 씨(31·여)는 평소처럼 카카오택시를 호출했다. 정 씨의 집은 택시로 15분가량 걸리는 종로구. 하지만 정 씨는 오전 3시 30분에야 겨우 택시를 탔다. 이때까지 카카오택시를 수십 차례 불렀지만 ‘호출 가능한 택시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돌아왔다. 정 씨는 “멀지 않지만 걸어가기에 위험해 택시를 타려 했다. 토요일이지만 2시간이나 기다릴 줄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심야에 택시를 이용하다가 이른바 ‘골라 태우기’에 곤욕을 치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일부 택시가 단거리 대신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만 태우는 것이다. 카카오택시 등 애플리케이션(앱)에 목적지를 입력해 호출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더욱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관행이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시와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택시(카카오T)는 다음 달부터 알고리즘(전산 논리체계)을 변경해 1∼5km 단거리 운행을 많이 한 기사에게 장거리 콜을 우선 배정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콜을 거부하면 일정 시간 콜을 배정하지 않는 벌칙도 부여한다.

카카오택시는 가입자가 1300만 명을 넘는다. 대부분의 택시가 이용한다. 그만큼 민원도 많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카카오택시 승차거부 신고는 2015년 57건에서 지난해 180건으로 늘었다. 민원이 늘자 서울시는 승객이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를 가리는 ‘블라인드’ 기능을 제안했지만 카카오는 실효성이 낮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인센티브와 페널티 제도를 통해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택시호출 공공앱 ‘지브로’ 서비스를 다음 달 4일(아이폰은 내년 4월) 시작한다. 목적지를 입력하지 않고 주변 빈 택시를 골라 호출할 수 있다. 택시 운전사는 시내, 시외 여부만 알 수 있다. 그 대신 승객은 주간 1000원, 야간(0시∼오전 4시) 2000원의 콜 비용을 내야 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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