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프라이데이 줄서기 대신 ‘광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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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주문 급증…전체의 46%
대형 유통사들 온라인매출 사상최대
세계 최대 백화점 맨해튼 메이시스… 수백명 몰렸지만 예년보다 줄어

“3, 2, 1, 와∼.”

23일 오후 5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 광고판이 걸린 미국 뉴욕 맨해튼 메이시스 백화점 입구. 수백 명의 사람이 백화점이 문을 열자 환호성을 지르며 매장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일본 독일 등 전 세계에서 온 취재진도 이들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이날은 가족끼리 저녁 테이블에 앉아 칠면조 등 전통 요리를 나눠 먹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일. 하지만 이 백화점은 유통회사 4분기(10∼12월) 매출의 약 40%가 발생하는 고객 선점을 위해 목요일에 문을 열고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들어갔다.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됐던 5년 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당일 인파에 비하면 한산한 편이었다.

같은 시간 뉴욕 최대 쇼핑가인 5번가 전자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도 문을 열고 삼성과 LG 49인치 초고해상도(UHD) TV를 40만 원대 초반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유통회사인 월마트도 이날 오후 6시에 문을 열었다. 5번가의 로드앤드테일러 백화점은 아예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었다.

미국의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경제가 살아나면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미국 소비자의 70%인 1억6400만 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추정했다. 데이비드 밴더월 LG전자 미국 법인 마케팅 담당 이사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트윈워시 세탁기, V30 스마트폰을 최저가로 내놨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웹사이트인 월릿허브가 미국 대형 유통회사 35곳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할인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37.1%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져 올해는 일부 회사가 주초부터 세일에 들어가 ‘블랙 위크’ 세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코스트코는 일요일인 19일부터 LG 65인치 OLED TV를 2349.99달러로 300달러 더 할인하며 포문을 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뉴욕으로 관광을 온 스테이시 윌리스 씨(여)는 “유통회사들이 주초부터 40∼50%씩 세일을 시작해 수요일부터 쇼핑을 했다”고 말했다.

세일 기간이 길어진 데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밤샘 줄서기 대신 일찍부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최저가를 비교 검색하는 ‘광클족’들이 늘었다. 실제로 미국 데이터 분석회사인 어도비애널리틱스가 25일 미국 대형 인터넷 유통회사 100곳의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대인 79억 달러(약 8조6100억 원)로 집계됐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주문이 지난해에 비해 18.4% 늘어나 전체 온라인 매출의 46.2%를 차지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블랙프라이데이#인터넷#줄서기#맨해튼 메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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