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부가가치 체험관광’으로 중국 의존 벗어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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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4개국의 관광시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특정 국가 의존도가 가장 높은 반면 여행 수입은 가장 적었다. 한국의 경우는 중국이다. 2015년 한국의 여행수입은 152억8500만 달러(약 16조6000억 원)로 일본(249억6800만 달러)의 70%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관광업계는 이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온 폐해를 겪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올해 9월까지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고 면세점 두 곳이 허가를 반납했다. 그런데도 중국이 ‘금한령’을 해제할 기미를 보이자 ‘깃발관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니 저가 모객 후 쇼핑센터를 전전하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열도 분쟁을 겪은 뒤 ‘비지트 저팬(Visit Japan)’ 캠페인 국가를 늘려 관광객 다변화에 나섰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 중 47%가 중국인인 데 비해 일본은 27%였다. 일본은 또 경제력이 있는 중국인의 복수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해 고소득 관광객 유치에도 노력하고 있다.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체험하는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도 다양한 지역의 관광객을 반복적으로 끌어들일 방안 중 하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에 착안한 비무장지대 관광이나 고급 한옥 체험, 케이팝 공연 등 개성 있고 독특한 즐길거리를 개발해 ‘돈 쓸 재미’를 줘야 한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리타분한 유교 국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금기였던 카지노를 허가하고 복합리조트를 개발했다.

대표적 고부가가치 관광인 의료관광은 육성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의료관광객이 한국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1인당 약 970만 원으로 일반관광객 지출의 9배나 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이 전년에 비해 20% 이상 늘었을 만큼 수요도 많다.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한 병원 설립이 제한돼 의료관광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적어도 외국인 전용 등 의료관광 목적이라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가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부가가치 체험관광#유커#의료관광 육성#깃발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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